자동차 없이 일상생활을 하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은 미국생활에서 약 2년 이상을 한 대 밖에 없는 차량을 아내와 함께 번갈아 가면서 생활을 해오던 중이었다. 목회활동 범위는 더 넓어지고, 워싱턴 지역 교계에서 섬기고 봉사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는 가운데, 차를 몰고 모임에 나가야 할 기회가 점차 늘어나게 되자 태워다 주는 일로 주변의 여러 사람들이 불편을 겪게 되고, 자동차 사용으로 인한 불평을 쏟는 일이 생겨나기도 했다.
지난 주 C목사님을 통해서 K집사님이 새 차를 구입한 뒤, 오래된 자동차를 꼭 필요한 사람에게 무상으로 주시려고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나는 얼씨구나 무조건 감사하는 마음으로 차를 인수하여 왔다.
인수하여 등록을 마친 자동차는 1990년 볼보 740이며 23만 2천 마일을 달린 오래된 차이지만 자동차를 사용하신 분이 아주 잘 관리를 하고 조심스럽게 운전을 한 덕택에 겉모양(body)도 깔끔하고, 엔진이 아무 탈 없이 잘 가동되는 중고차이다. 그야말로 내 버리기 아까운 명품(名品) 자동차이다. 난생 처음 명품 자동차 볼보를 운전하면서 ‘썩어도 준치’라는 속담이 생각났다.
준치는 생선들 중에 가장 맛있다고 하여 ‘참다운 물고기’라는 뜻의 ‘진어(眞魚)’라고도 하고, 초여름이 지나면 완전히 사라졌다가 다음해 봄에 나타나는 습성 때문에 ‘시어(時魚)’라 불리기도 한다. 4〜6월이 제철이며 향기롭고 맛이 좋지만 잔가시가 많고 몹시 억세므로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 단백질 함량이 가장 많은 생선 중 하나로 비타민 B가 풍부하여 몸이 허약한 사람에게 좋다고 한다.
‘썩어도 준치’라는 속담은 원래 값어치가 있는 것은 낡거나 헐어도 어느 정도는 본래의 값어치를 잃지 않는다는 뜻이 있다.
신앙적으로, 문화예술 면에서, 사회적으로, 교육현장에서 다음 세대를 위한 아름다운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 노심초사(勞心焦思), 동분서주(東奔西走)하느라 몸은 비록 늙고 약해졌지만, 인생의 여러 가지 굴곡(屈曲)가운데서 잘 견디고, 다듬어져서 탁월(卓越)한 경험(經驗)과 경륜(經綸)을 간직하며 명관(名官)이 되신 어른들이 우리들 주변에 많다. 그 어른들의 노고(勞苦)에 뜨거운 찬사(讚辭)를 드리고 싶다.
또한 ‘썩어도 준치’라는 속담에서 깨닫듯이 세월의 흐름 속에 육체는 비록 후패(朽敗)하지만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지혜를 바탕으로 풍기는 인격(人格)과 인품(人品)은 날로 새로워지는 어른들을 가까이 대하면서 다음 세대들은 명관(名官)이신 어른들의 지혜가 승(昇)함을 인정한다.
오랜 경험을 쌓으시고 지난 세월 동안 여러 분야, 여러 가지 상황을 잘 알고 계시는 구관(舊官)들이 우리의 다음 세대 곁에 명관(名官)으로 현존(現存)함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래서 후진(後進)들은 선진(先進) 어른들의 경륜과 지혜를 존중하며 가르침을 배우고 따르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명관(名官)입네” 하면서, 극히 일부 어른들의 명예적(名譽的)이고, 파괴적(破壞的), 비이성적(非理性的)이면서 비윤리(非倫理), 비도덕적(非道德的)으로 도처에서 분열을 조장하고 갈등을 선전선동(宣傳煽動)하는 작금(昨今)의 행태(行態)를 다음 세대들은 직시(直視)하며 경계(警戒)하고 있다.
이러한 짝퉁 명관(名官), 노파(老派)들의 시대적 퇴출(退出)을 우리는 지켜보게 될 것이다.
노규호 목사
거광교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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