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유물 ‘나한상’ 등 3점 소개
현대미술 작가 노상균 영상물 통해
과거와 현재 잇는 불교미술도 조명
19일부터 LA카운티 미술관(LACMA) 한국관은 새로운 작품 6점을 선보인다.
금동미륵반가사유상(국보 78호)이 있던 중앙전시실에 서도호의 ‘문’(Gate)이 설치되고, 불교미술 갤러리에는 19세기 조선시대 유물들인 나한상과 업경대, 그리고 새 한쌍이 전시된다.
아울러 같은 전시실에서 노상균 작가의 3분짜리 비디오 다큐멘터리 ‘경배자를 위하여’가 상영될 예정으로, 이 영상은 과거의 한국 불교미술이 어떻게 현대미술로 이어지는가를 보여주게 된다.
또한 이번에 한국으로 돌아간 고지도 ‘해좌일통전도’가 걸려 있던 전시실 왼쪽 입구에 또 다른 옛 지도가 전시된다.
새로운 전시물은 ‘경배자를 위하여’와 옛 지도 외에는 모두 라크마 소장품들이다.
서도호의 ‘문’은 작가가 살던 전통 한옥의 대문을 스테인리스 스틸 튜브와 얇은 비단으로 형상화한 섬유건축으로, 기와와 기둥 문양까지 정교하게 수를 놓은 반투명의 신비하고 아름다운 작품이다.
‘과거를 비추는 거울’로 불리는 ‘업경대’(Karma Mirror with Lion-form Pedestal)는 불교 도구의 하나로, ‘지장보살발심인 연시왕경’에 사방팔방에 업경을 달아두어 전생에 지은 선과 복, 그리고 악과 죄업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법당 안에 설치된 업경대는 예로부터 서민 대중에게 권선징악의 표본이 되었고, 전해오는 많은 설화는 대부분 불교의 내세관을 말해주기도 한다.
‘나한상’(Seated Nahan with a Tiger)의 나한은 아라한의 준말로 주로 석가모니의 제자를 일컫는데 이들은 중생에게 복덕을 주고 소원을 성취시키는 독특한 능력이 있다고 여겨졌다. 나한상은 16나한, 18나한, 500나한상이 만들어지기도 하며 인물의 형태는 스님 형상을 하고 있다. 표정도 다양해서 참선하는 얼굴, 이를 드러내고 웃거나 미소 짓는 얼굴, 찡그린 얼굴 등 인간의 표정을 표현하고 있어 나한상의 이상화된 성격과 인간적인 면모를 적절히 융화시켜 친근한 느낌을 준다.
‘봉황’으로도 불리는 ‘새 한 쌍’(Pair of Phoenixes)은 사찰 지붕의 구석에 설치되어 사찰 건물이 하나의 우주를 나타내는 역할을 했던 미술품이다.
옛지도(Map of Korea)는 시카고의 개인 컬렉션(MacLean Collection)에서 대여한 작품으로 재미있는 것은 지도 제작자 혹은 통솔자의 이름(홍기종)이 지도 상단에 가로로 명시되었다는 점이다. 홍기종은 19세기 중반 찰방을 지내기도 한 인물이다.
한편 비디오 ‘경배자를 위하여’의 노상균은 뉴욕과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로,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대표, 현대미술관 선정 2000년 올해의 작가로 뽑혔던 아티스트다. 대중적이고 번들거리는 싸구려 취향의 소재를 가지고 명상적인 화면을 보여주는 그는 불상은 물론 예수상들도 제작하면서 신상에 대한 재해석을 고민하고 있다.
김현정 큐레이터는 “호랑이를 품고 있는 목조 나한상은 독자 케이스에 전시되며, 벽의 케이스에는 업경대와 한 쌍의 새가 들어가 한국 불교미술의 다양함을 보여주게 된다”고 설명하고 “새로 전시되는 유물들은 같은 공간에 이미 전시되어 있는 아미타불과 복장물과 함께 색다른 이야기들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숙희 기자>
업경대(위 부터), 새 한쌍, 나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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