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교도소에 수감된 기결수의 숫자가 약 4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범죄율이 현저히 떨어져서가 아니라 경기침체 속에 각 주(州) 정부가 심각한 재정적자에 허덕이면서 교도소 운영예산이 부족한 탓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1970년대 초 급증하는 각종 범죄에 강력히 대처하기 위한 미국 사법당국의 엄격한 법집행과 법원에서 장기 징역형을 선고하는 추세가 자리 잡으면서 교도소의 수감자 수는 매년 증가해왔다.
20일 AP통신은 사법통계를 인용, 미국의 재소자 수가 1960년대에는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 왔고 1970년과 1972년에도 각각 소폭 감소했지만 그 이후에는 계속 증가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주 정부 및 연방 정부 관할 교도소의 재소자 수가 0.8% 증가하는데 그쳐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1990년대에 연평균 6.5%씩 재소자가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극히 낮은 증가율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재소자 수 증가율이 거의 4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처럼 재소자 수가 정체한 가운데 감소하는 현상마저 예상되는 것은 경기침체에 따른 정부 예산 부족이 가장 큰 이유다.
재정파탄 위기를 맞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올해 9월 주 의회가 향후 2년간 관할 교도소 수용인원을 대폭 줄이는 계획을 승인했으며 이 때문에 앞으로 3만7천 명의 재소자들이 조기 석방되는 `혜택’을 기다리고 있다.
텍사스주는 최근 5년 사이 재소자의 가석방 비율이 15% 수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으나 현재는 30% 이상으로 높아졌다.
교도소 운영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가석방 후보로 분류하는 기준을 대폭 완화한 탓이다.
미시시피주는 마약사범의 경우 선고형량의 85% 이상을 복역해야 가석방 대상이 됐지만 이제는 이를 25% 미만으로 낮췄다.
기존 재소자들을 조기에 석방하는 것과 함께, 가벼운 마약사범에 대해서는 교도소에 수감하는 대신 관리 및 치료를 통해 교정하는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현재 전과가 없이 불법적인 약물을 1g 미만을 소지했다가 처음으로 체포된 경우 교도소에 수감하지 않고 재활시설에서 치료를 받도록 하는 제도가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초범인 마약사범을 교도소에 수감하는 것에 비해 비용이 최대 30% 절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나 보수적인 성향의 법관들은 이러한 경향이 오히려 치안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면서 경제적 효율성을 따질 경우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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