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은 이야기다. 예전에 시골마을 노인네들을 찾아가서 그들의 재치와 유머를 방송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한번은 낱말 맞추기 게임이었는데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자기를 지칭하는 낱말을 물었다. 그런데 할머니가 서슴없이 대답하기를 “웬수!”라고 했다. 일단 거기서 시청자들에게 폭소를 터뜨리게 했다. 그러자 할아버지가 “아니, 다섯 글자로”라고 되물었다. “철천지 웬수” 두 번째 할머니 대답으로 너나없이 배꼽을 찾느라 혼비백산한 적이 있었다. 웃자고 만든 시나리오였을 것이나 시사하는 바가 있다.
우리 가족이 미국에 온지도 어느덧 4년 반이다. 미국에 와 보니 부부간에 다툼이 잦은 분들이 많다는 것을 보고 의아해 했다. 그런데 그분들의 공통점은 부부가 같이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었다. 같은 가게에서 긴 시간동안 일을 하다 보니 나름대로 도를 터득한 것이 있어 자기방식대로 이해한 것을 옳다고 주장하다보니 마찰이 끊이지 않는다. 그것이 가정생활에까지 이어져 사사로운 것 때문에 다툼이 일곤 한다. 부부가 같이 일을 하지 않으면 개선이 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형편이 아니면 어쩔 수 없이 그 전제로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
부부관계의 개선은 남편과 아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남편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서로를 위해주는 선순환으로 선회를 하기 위해서는 남편이 방향키를 먼저 돌리는 것이 필요하다. 여자는 남자보다 예민하고 감성적이다. 작은 것에도 쉽게 감동한다. 나는 나의 아내를 장미라 한다. 아름다운 장미. 그러나 그 장미에는 가시가 있다. 막 다루기에는 가시가 너무 따갑다. 사실 나도 미국에 온 이후에 그 가시에 많이 찔렸다.
1/2부부관계 개선의 첫발걸음은 인정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부부관계가 개선되기를 희망하느냐?라고 물을 때 “그렇다”라고 인정해야 한다. 남편에게 무언가 불만이 있는데, 무슨 큰 문제가 있다고 그렇게 호들갑이야 라고 핀잔만 준다면 방법이 없다. 그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우선 아내의 가시가 무엇인지 냉정하게 살펴보자. 그리고 아내가 남편에게 소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보자. 그런데 아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 무슨 고행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대체로 아내들은 남편이 너무 고집스럽다라고 여긴다. 남편들은 아내가 너무 자기주장이 강하다라고 여긴다. 표현은 다르지만 결국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아서 생기는 마찰이다. 그래서 두 번째는 “연약한 지체인 아내를 인정하자”라고 제안하고 싶다. 이제는 가끔씩 나의 아내에게 미국에 와서 당신 덕에 산다고 농담을 한다. 스몰비지니스를 하면서 아내가 가게의 일을 많이 담당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나 혼자 해야 했던 경제활동이었다. 그리고 아내는 집에 먼저 오면 아이들을 뒷바라지해야 한다. 가게일을 마감하고 밤늦게 들어오는 나를 한결 같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감사한 일이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오면 남편들은 너나 그렇게 잘해라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이 하기 달렸다. 아내들은 작은 일에도 쉽게 감동한다. 사랑해주고 감싸주고 살아도 짧은 인생 아닌가.
연말연시에 아내에게 남편에 대한 소원 한가지씩만 들어주고 내년에 그 한 가지만 실천하자. 그러면 장담컨대 조만간에 반드시 돌아오는 무엇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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