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 결심이 사흘을 가지 못하며, 결심이 굳지 못한다는 말로 귀에 익은 말이다.
많이 듣고 또 자주 해 본 친숙한(?)말이다. 날마다 해가 뜨고 지고 1년 365일, 묵은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아 새해에 계획하고 작심한 일들을 지키지 못하고 흐지부지 끝을 맺지 못하고 흐리멍덩하게 넘겨버릴 때 작심삼일이란 말을 쓴다.
작심한 일들이 대개 그리 큰 일 들이 아니다. 거의가 일생생활에 좋지 않은 습관을 고치는 일이거나 새해의 소박한 삶의 지향을 목적으로 새해 벽두에 스스로 다짐하며 꼭 실행하리라고 마음을 먹으면서 지난해 작심삼일로 이루지 못했던 일들을 되돌아보며, 올해는 꼭 지킨다는 결심으로 자신에게 하는 소박한 약속이다.
해마다 생활에 규범 되는 금언이나 속담 등을 써 붙인다. 벌써 금연, 금주, 운동, 다이어트, 독서, 분내지 않기 등 여러 가지 새해의 실행 목표들을 책상 앞에나 눈에 잘 띄는 장소에 굵은 글씨로 써 붙이고 날마다 쳐다보며 실행되기를 바라며 작심하는 순진파들이 많을 줄 안다. 물론 훌륭히 잘 지켜 목적을 달성한 의지파도 있는 줄 안다.
벌써 오래전 일이다. 내게 대학교수로 있는 한 친구가 있었는데 담배를 끊는 다고 어느 해 12월 31일 망년회 자리에서 오늘부로 금연을 한다고 몇 명의 친구들 앞에서 금연선언식을 행한 일이 있었다. “오늘 이 시간 이후로 절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선포와 함께 그 당시 귀한 양담배와 값비싼 명품 ‘론손’ 라이터를 다른 친구에게 전해주면서 금연을 작심했다. 그런데 이 친구에게 이런 일들이 여러 번 있었던 일이 기억난다.
나도, “미소(媚笑) 짓고 찬송(讚頌)하고, 인사(人事)하고 기도(祈禱)하고, 대화(對話)하고 성경(聖經) 읽고, 칭찬(稱讚)하자, 감사(感謝)하자”를 큰 호수로 타자하여 책상 전면 한 가운데에 부쳐 놓고, 다행히도 아직까지 읽고 있다. 그러면서도 불안한 생각이 가시지 않는다.
사실 매년 이런 약속들이 두 달 채 가지 않았던 일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2010년 새해에 또 다짐하는 글을 써 본다. 해마다 실행하지 못해 애석하나 마음속으로는 이렇게 살고 싶은 진실을 희구하는 소망이 있어서이다. 그래서 작심삼일이 되더라도 또 작심한다.
비록 이런 결심이 다 이뤄지지 않더라도 이 작심의 글을 바라보는 순간만이라도 마음을 부드럽고 평안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경주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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