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는 로마시대의 대표적인 명문가다. 이 집안에서 2명의 유명한 카토가 나왔다. 하나는 ‘늙은 카토’라는 인물로 로마가 흥하려면 숙적 카르타고가 망해야 한다는 것을 일찍이 꿰뚫어 보고 모든 연설을 할 때마다 “카르타고는 망해야 한다”를 외쳤던 사람이다. 그의 집념에 힘입어 카르타고는 결국 망했다.
카토 집안 또 하나의 인물은 ‘젊은 카토’다. ‘늙은 카토’의 증손자뻘인 그는 고집 하나는 할아버지를 그대로 본 따 어려서부터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14살 때 독재자 술라가 사람들을 죽이자 “나에게 칼을 달라. 내가 그를 죽이겠다”고 나서 가족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든 일도 있다.
나중에 시저가 로마의 절대 권력자가 되려하자 맞서 싸우다 지자 배를 갈라 자살한 그는 로마는 물론 지금까지 압제와 부패에 저항하는 덕의 상징으로 추앙받고 있다. 단테는 ‘신곡’에서 그를 연옥을 지키는 수문장으로 세웠다. 자살을 죄악시 하는 중세 유럽에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단테가 그를 천국으로 가는 길목을 지키는 사람으로 묘사한 것은 조금 이상해 보인다. 그러나 조금 찬찬히 보면 당시에도 이미 모든 자살이 악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의를 위해 죽는 것은 값진 일이라는 의식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요즘 신문 지상을 메우고 있는 자살 대부분은 이와는 달리 고통을 못 이겨 죽는 경우다. 현재 전 세계에서 자기 손으로 목숨을 끊는 사람은 매년 100만 명, 자살 기도자수는 1,000만에서 2,000만으로 추산된다. 35세 이하 사람들에게는 자살이 사망 원인 1위다.
세계 여러 나라 사람 중 한국인은 유달리 자살을 많이 한다. 한국내 자살자 수는 10만 명 당 26명으로 OECD 선진 30개국 중 가장 높다. 전문가들은 한국인의 자살이 이처럼 많은 것은 성공과 부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크기 때문으로 본다. 주위 사람들은 다 잘 사 것 같은데 나만 실패했다는 절망감이 자살을 부른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에 사는 한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작년 말 뉴욕 타임스는 뉴욕 지역에서 자살한 한인이 1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실제 수는 그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 기사를 내보냈다. 이들 대부분은 생활고에 견디다 못해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LA도 예외가 아니다. 작년 신문사 사장에서 자영업자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이 자살한데 이어 올해에도 노인 아파트에서 어머니가 사망한데 비관한 50대 여성이 목숨을 끊는 등 자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마침 한국에서도 제일 좋은 직장으로 꼽히는 삼성 전자의 부사장이 인사에 불만을 품고 자살했다 한다.
살다 보면 괴로운 일, 즐거운 일은 끊임없이 반복되게 마련이다. 당장은 못 견딜 일도 세월이 지나 돌이켜 보면 별게 아니었던 것으로 느껴진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모두가 힘든 시절이다. 결심을 하기 전 한 번만 다시 생각하자. ‘자살’의 앞뒤만 바꾸면 ‘살자’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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