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화두에 호랑나비가 춤추는 모습을 환상적으로 묘사한다. 모임 장소에서는 번데기 주름 잡기, 번데기 팔자가 오르내리며 애벌레 시절을 잊고 사는 속물들의 교만, 나비가 돼서 날으는 누에(silkworm)의 생명 사이클이 예화로 등장한다. 용맹스런 ‘백호의 해’를 맞이하여 옥동자를 낳고 자라서 용이 승천하는 듯 한 태몽을 꿈꾼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은 새해 들어 한 결심이 사흘도 못가는 게으름을 표현한 것이다.
희망은 간절한 기대 또는 앞으로 잘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다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작심삼일은 잠만 자고 나면 잊어버리거나 돌아서면 아물거리고 며칠 지나면 아득한 꿈으로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공들여 ‘적어 놓은 결심의 글’을 보는 순간 피식 웃으며 자신의 헛소리였음을 느낀다. 무의식적인 반성도 습관이 되어 그냥 태연히 지나친다.
마음 한번 정하는 것은 명예와 목숨을 거는 중대사이기도 하다. 마음의 양심과 책임이 따라야 인격자인 것이다. 살고 죽는 일에는 결단이 필수적이다. 자신이 마음먹은 일에 젊음을 바친 사람들도 있다.
독립 운동가 윤봉길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24세에 생명을 바쳤고, 안중근 의사는 31세에 처형됐으며, 일본 천황에게 수류탄을 던진 이봉창(32세)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이들 애국지사보다 앞서 이조시대 때는 충신 성삼문(38), 남이 장군(27)과 임진왜란 때 왜군의 공격에 전사한 이순신 장군(53)이 있다.
한번 결심으로 평생숙원을 이뤄 ‘인간 승리’이 된 사람들도 많다. “노예해방은 꼭 해 내리라”로 미 16대 대통령이 된 아브라함 링컨, “독립은 무저항 정신이어야 한다”고 외친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 “하늘을 날으리라”는 생각으로 비행기를 만든 윌버 라이트, “엔진을 만들어 농부들이 편하게 살 수는 없을까”를 고민하다 자동차를 생산한 헨리 포드(1863), “세상을 밝혀 보고 싶다”는 마음에 전등을 만들어 낸 토마스 에디슨, “머리 비듬은 씻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샴푸를 만들어 낸 목화밭 노예 여성 출신의 씨 제이 워커 사장, 그리고 “글 속에 보화가 숨어 있지 않은가”라고 갈파한 노벨문학상 수상자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이 있다.
‘마음’을 지켜주는 건강은 정신의 도움이 필요하고 정신이 지칠 때는 영혼이 다가서고 있지 않고 눈 앞에서 기다릴 수도 없다. 이런 노력으로 “시간을 지킵시다”라는 네덜란드의 국민 여론은 마침내 시계를 발명(1657)하였고, 자동차를 움직이는 개솔린은 독일서 개발했으며, 미국서는 전화(1876), 무성영화(1894), 타자기(1897), TV(1927), 그리고 자동 컴퓨터(1944)가 대중에게 소개되었다.
온당한 희망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누에가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는 호랑나비가 되기까지는 인내와 뽕나무를 갉아먹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비가 되기 위한 노력은 애벌레에서부터 꾸준히 시작된다. 검객이 배 위에서 칼을 떨어뜨리고 잃은 자리를 표시하려고 물만 쳐다보는 허망함은 용납되지 않는다. 제임스 딘은 “영원을 살 것처럼 꿈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아라”고 말했다.
마음은 운명을 결정한다. 한번 작정한 마음이 평생의 좌우명으로 뜻을 이룬 애국자, 영웅, 과학자들이 많다.
일편단심(一片丹心), 한마음과 진실됨으로 세상살이를 자연스럽게 풀어나가자. 버트란트 러셀은 ‘파워’라는 책에서 인간의 힘을 칼, 돈, 감동 세 가지로 정의했다. 이를 현실에 대입하면 작은 액수라도 마음이 담긴 선물, 진솔한 대화와 미소 정도면 된다.
꿈은 힘이다. 번데기가 나비로 창공을 날아다니는 통쾌함을 상상해 보자. 큰 대문을 여는 작은 열쇠도 결국은 그대 손에 있지 않은가.
김현길
지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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