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인들의 미국 나들이가 빈번해지면서 해외동포들의 참정권 문제가 큰 이슈로 다시 떠올랐다. 안 그래도 지역 단체장 하나 뽑는데도 온갖 부정탈법 선거로 얼룩진 이곳 미주 한인사회인데, 뭐가 부족해서 여의도 정치판까지 끌어다가 무슨 험한 꼴을 또 만들어 내자는 건지 도통 모를 일이다.
출가한 딸의 행복은 친정을 얼마나 자주 드나들며 신경을 많이 써주는가가 아니라 시댁을 위해 며느리노릇 아내역할 얼마나 잘하느냐에 달렸다는 사실, 이런 걸 일러 <출가외인>이라 하지 않던가.
‘이민’이란, 한국인들이 더 살기 좋은 기회의 나라 미국으로 출가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영주권까지 힘들게 얻어 놓고도 계속 두고 온 고국을 기웃거리며 정 못 붙이고 살 바에야 국적 포기각서에 도장까지 찍으면서 도대체 왜 이민을 온 건지 이해 할 수 없다. 이래 가지고 어느 세월에 미국을 배우고 익혀 우리 후손들이 이 땅에 성공의 뿌리를 내릴 기름진 토양을 만들어 놓을 수가 있겠나 걱정된다.
지상사, 공관 사람들 하며 여행자, 유학생들 보고 뭐랄 수는 없다. 해당사항 없으니까. 문제는 영주권자들이다. “당신은 이제 여기서 영원히 살 자격 있다”는 정부의 약속이 바로 영주권인거고, 앞으로 5년 동안 잘 적응하고 근면하게 살아만 준다면 시민권자로 받아준다는 보증서가 아닌가 말이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정치꾼들이 벌이는 당리당략에 이용당하고 떡고물 흑심에 놀아난다면 그런 이중성의 행보를 이민국이 좋아할리도 없겠지만 자칫 시민권자격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헌데도 애국심 들먹이며 “이민자들이 찍어줘야 국회도 변하고 나라가 달라진다”는 헛소리들을 해댄다. 과연 믿어줄 사람이 있을까? 아니, 믿는다 해도 그건 틀림없는 착각일테니 말이다.
그러니 괜히 예까지 와서 고민들 들쑤시고 분란이나 일으킬 생각으로 국민혈세나 펑펑 낭비할거면 차라리 그 돈으로 해외동포들을 지원해 주는 것이 백번 나을성 싶다. 미 주류사회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말이다. 시민권도 따게 해주고, 정계진출도 도와주고, 그게 이민자들에 대한 한국정부의 배려이어야 하거늘 이제 와서 미국보다 더 잘사는 나라 만들어 역 이민이라도 시킬 자신 없으면서 어쩌자고 해외동포들을 흔들어 대고 정착안정을 방해하려 드는 건지 속상하고 화가 난다.
“처갓집과 화장실은 멀수록 좋다”는 속담, 그거 그냥 있는 말이 아니다. 출가외인이 소박맞고 안 맞는 건 순전히 친정하기 나름이니까.
한성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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