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사 범죄물 ‘트레이닝 데이’를 만든 안트완 후콰 감독의 무지무지하게 폭력적이요 유혈이 낭자한 또 다른 형사 범죄물로 매우 비관적이요 비극적이다. 세 명의 형사와 한 명의 드럭 킹이 서로 얽혀들어 비극적이요 폭력적인 종말로 치닫는 액션 스릴러이자 미래도 목적도 그리고 존재의 까닭도 별로 없고 알지도 못하는 이들의 도덕극이다.
세 사람의 얘기가 서로 각기 따로 진행되면서(중간 중간 이들은 서로 마주치기도 하나 결코 상대방의 신원을 알지 못한다) 끝에 가서 모두가 한 지점에서 만나면서 일대 총격전과 함께 거의 희랍 비극적인 종말을 맞는다. 브루클린에서 찍은 현지 촬영이 살벌하고 생생하며 일류 배우들의 연기가 볼만하나 주인공들의 얘기가 잘 조화되지 못하고 서로 따로 노는 것이 흠.
처음에 소개되는 경찰은 순찰생활 22년 만에 은퇴를 얼마 안 남긴 에디(리처드 기어).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서 자기 입 안에 권총을 집어넣고 자살 연습을 한다. 에디는 오랜 경찰생활에서 하도 많은 인간 지스러기들을 만나 자기 임무조차 이젠 관심이 없다.
두 번째는 역시 경찰인 샐(이산 호크)로 밤에 그가 차 안에서 갱스터(빈센트 도노프리오)로 보이는 자와 대화를 나누다가 느닷없이 총으로 상대를 쏴 죽이고 돈이 든 봉투를 집어 들고 사라진다.
마지막은 드럭 딜러로 위장한 언더커버 형사 탱고(단 치들). 그는 흑인 지역에서 대량으로 코케인 밀매를 하는 위험한 사람이다. 이들은 모두 손쉬운 돈의 부식능력을 잘 알고 있는 자들로 모두 미래에 대한 비전이 없는 사람들이어서 언제라도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자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들에게 연민의 정을 갖게 된다.
마지막은 막 교도소에서 출감한 드럭 킹 캐즈(웨슬리 스나입스가 침착하면서도 무게 있는 연기를 한다). 다시 활동을 시작한 그를 다뤄야 하는 사람이 탱고인데 탱고는 비록 갱스터이긴 하지만 자기 목숨의 은인으로 인간적인 캐즈를 배신해야 하는 문제로 고민한다. 캐즈를 다시 옥에 넣으라고 탱고를 압박하는 사람이 경찰 여 고위간부 스미스(엘렌 바킨이 사나운 연기를 잘 한다).
샐이 살인을 하면서까지 돈을 모으는 이유는 천식을 앓는 쌍둥이를 임신한(이미 여러 명의 아이들이 있다) 아내(릴리 테일러)의 건강을 위해 곰팡이 균들로 가득한 집을 팔고 새 집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서다. 이렇게 서로 무관한 3명의 경찰들이 드럭과 관련된 문제로 한 아파트에서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R.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언더커버 형사 탱고(뒤)는 자기 생명의 은인인 드럭딜러 캐즈를 감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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