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에 산 지 어느새 30년이 넘었어도
내게는 아직도 이 나라가
아름다운 나라 미국(美國) 아니고
헤매는 나라 迷國
아리송한 나라 謎國
맛없는 나라 味國
아직 모를 나라 未國
또는 꼬랑지 尾國
미국 미국 미국 미이구욱 하다보니
미역국이 되었네, 아리랑
<‘부평초 신세’ 중>
시인, 극작가, 미술평론가, 언론인인 장소현씨가 네 번째 시집 ‘사탕수수 아리랑’을 냈다.
‘아리랑 가락에 얹어 노래한 미주 이민사의 애환과 희망’이라는 설명을 붙인 이 책은 이민 100년사를 아리랑 가락에 얹어서 읊은 장편서사시 20편을 엮은 시집으로, 첫 이민배에서 시작해 사탕수수밭, 사진신부, 독립운동, 도산, 세계대전, 사이구 폭동, 지진, 코리아타운에 이르기까지의 역사가 시인 특유의 팍팍하고 구성진 입담으로 판소리 마당처럼 펼쳐진다.
장소현 시인은 “아리랑은 우리 겨레가 사는 곳 어디서나, 사랑과 한과 신바람이 있는 어느 때나 태어날 수 있는 생명체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땅에서도 아리랑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미주 아리랑도 좋고, 나성 아리랑도 좋고, 뉴욕 아리랑도 좋고…”라며 “그런 신바람과 희망이 지금 우리의 이민사회에도 힘차게 살아나기를 바라면서 책을 펴냈다”고 쓰고 있다.
민영 시인은 격려의 말씀에서 “사탕수수 아리랑은 서정시라기보다 역사적 서사성을 띤 민요시”라며 “슬픈 사실을 노래한 것일지라도 고된 현실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낙천적인 마음이 깃들어 있다”고 쓰고 있다. 시집 문의 (818)344-6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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