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너에겐 태백의 짝사랑도
우리네 손톱발톱 빠지는 인고도
하등 상관이 없는 듯
그래 우리는 달밤에 침을 뱉는다
이제 너에겐 아름다움도 없는듯
목숨 바치는 진실마저 상관이 없는 듯
우린 달밤에 오줌을 눈다
애비들은 술집에서 고꾸라지고
에미와 새끼들은 금간 장독대에서
술래잡기를 하면서
수천만 한국인이 딸꾹질을 한다 딸꾹질을 한다
달아 밝은달아
이제 너에겐 무엇이 남아있느냐
그 고독한 침묵외에
혹 한자루의 비수라도 감추고있다면
다오, 우리 손에 칼을,
우리에게 비장한 칼을…
이세방 (1941 - )
<빛의 바다>(1980, 복음의 전령사)라는 사화집에 실린 시다. 조국이 군화 밑에 짓밟히던 30년 전 오월, 미주의 고원, 김인숙, 석진영, 이세방, 이창윤, 최연홍, 황갑주 시인이 분노와 우려 그리고 위로를 담은 시집이다.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고, 총을 쏘라고 명령한 사람도 못 밝히고 오월은 다시 지나가고 있지만, 조국을 향해 뜨거운 마음을 실어 보냈던 이 작은 시집과 그 이름들은 기억하고 싶다.
김동찬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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