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얼 연휴 마지막 날 로즈힐 공원묘지의 스카이 로즈 채플로 가면서 팰리시어 길에서 습관처럼 내렸다. 그길 막다른 곳에는 ‘한국 정원’ 설립에 누구보다 앞장서 온 송재순 선생이 32년간 운영했던 J.S.너서리가 있다. 그 앞에 서니 송 선생이 아직도 흙 묻은 손에 전지가위 들고 뛰어 나올 것 같았다.
송 선생의 평소 삶의 자세를 보여주듯 장례식 날 요란한 화환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한인뿐 아니라 수많은 외국인들이 채플 밖에까지 늘어서서 선생님을 조금이라도 더 붙잡고 싶어했다. 특히 선생이 10여년의 삶을 올인했던 “미국내 한국 전통정원 조성” 캠페인을 이어가야하는 우리들은 큰 기둥을 잃었다.
“일본 정원은 미국에 300여개나 있는데 더 훌륭한 한국정원이 단 한개도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송 선생은 개척자가 되어 한인사회를 일깨웠다. 생각만큼 신속하게 진척되지 않아 속앓이도 많이 했다. 그래서 발병 사실이 알려지자 “전통정원 조성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란 자성적인 의견이 많았다.
선생의 한국정원 만들기 열정은 두 아들에게 물려진 것 같다. 입관식의 주제는 배우자, 아버지, 친구, 선배를 잃은 슬픔이 아니라 ‘한국정원은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임종 며칠 전 병상 옆에서 변호사 선서식을 한 장남은 이날 아버지의 긍정적이고 헌신적인 삶에 경의를 표하면서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겠다”고 약속했다. 감동의 물결이 구석구석까지 출렁였다.
한국 전통정원은 조만간 만들어질 것이다. 송 선생이 뿌린 씨앗은 절대 헛되지 않을 것이다.
제시카 김 / 미주 한국문화유산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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