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겨냥 ‘대북 공동대응’ 촉구
"천안함 사태와 이스라엘의 구호선 공격은 비교 안돼"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5일 천안함 사태와 관련,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새로운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게이츠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9차 샹그릴라 안보대화에서 한미 군사훈련, 유엔안보리 지원 등과 별도로 미국은 북한의 책임 추궁을 위한 ‘추가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어떤 조치나 추가 제재를 고려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게이츠 장관은 천안함 사태에 대해 개별적인 사안이 아니라 북한이 저지르는 ‘도발적이고 무모한 행동’(provocative and reckless behaviour)의 한 패턴이라고 규정한 뒤 참가국들에 북한의 위험한 도발에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무대응은 아시아의 평화를 보호하고 안정을 추구하는 우리의 공동 노력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이츠 장관의 이같은 언급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며 국제사회의 규탄 움직임에 동조하지 않고 있는 북한의 ‘우방’인 중국을 겨냥한 것이자 북한 핵포기 설득 노력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의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게이츠는 북한은 빈곤한 ‘왕따 국가’로 남느냐 새로운 길을 찾는냐의 갈림길에 있다고 경고한 뒤 "호전적인 행동을 중단하고 새로운 길을 찾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이번 사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맞물려 주목된다.
이와 관련, 게이츠 장관은 유엔에서 이번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한미 공동 군사훈련이 연기될 수 있으며, 한국은 유엔 결의가 아닌 규탄 성명 채택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동맹국 한국을 지속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미국은 이미 북한에 대해 무역제재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추가 제재로 테러국 명단에 올리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으나 천안함 사태가 ‘테러’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상황이다.
또 게이츠 장관은 미국이 구호선을 공격한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북한과 달리 비난하지 않는 위선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한 중국 장성의 지적에 대해 "천안함 사태와 이스라엘의 구호선 공격은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일축했다.
그는 천안함 공격은 어떤 경고도 없이 행해졌고 국제 조사단에서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이스라엘 특공대의 공격은 구호선에 영해 침범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한 뒤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게이츠 장관은 미국 정부는 아시아에서 동맹과 협력을 계속 확대,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미국의 아시아 지역 방위 태세는 지리적으로 더 분산되고 작전상 더 탄력적이며 정치적으로는 더 지속 가능한 것으로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이츠 장관은 이밖에 중국이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핑계 삼아 양국 간 군사 교류를 중단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남중국해의 영토 분쟁이 자유로운 항해와 경제 개발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중국에 남중국해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권을 보장할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싱가포르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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