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그리스와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이제 우리도 이제 세계무대에서 당당히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때가 됐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허 감독은 12일 오후 8시30분(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릴 그리스와 B조 1차전을 앞두고 11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마지막 훈련을 지휘한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각오를 밝혔다.
한국 축구는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12년 만에 한국인 감독으로 월드컵 본선을 치른다.
이번이 통산 여덟 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이지만 한국인 감독 밑에서는 아직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은 이에 대해 "과거 원정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못 올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갔다"면서 "한편으로는 한국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훌륭한 선·후배 감독도 많은데 그분들에게 누가 될까 봐 부담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대한민국 축구가 세계무대에서 어느 정도 위치인지 알아볼 기회다. 한국축구가 약하다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싶은 것이 나뿐만 아니라 우리 선수들의 똑같은 마음이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또 이날 기자회견에 같이 참석한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 박주영(모나코) 등의 이름을 차례로 대며 "유럽 최고의 리그에서 뛰면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많아졌다. 우리 축구도 이제 세계무대에서 당당히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때"라고 힘줘 말했다.
역대 월드컵 대표팀과 비교해 현 대표팀의 강점과 색깔을 묻자 그는 "`어느 팀이 낫다, 최강이다’라는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지금 우리팀은 계속 발전하고 있는 팀이라고만 말하고 싶다"고 답했다.
허정무 감독은 첫 경기 상대인 그리스 선수들의 체격조건이 좋은데 대처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키 큰 선수가 무조건 이긴다면 농구 선수로 다 바꿔야 할 것"이라고 웃으면서 "부담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의 장점도 있는 만큼 서로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적장 오토 레하겔 감독이 어떤 수를 들고 나올 것으로 예측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상대의 수를 읽는다는 것이 참 쉽지 않다. 레하겔 감독은 산전수전 다 겪고 경험이 많은 지도자다. 어떻게 나올지 딱 집어 예측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경기장에서는 시스템도 순간순간 바뀐다. 상대가 포백으로 나오든 스리백으로 나오든 이에 대해 선수들에게 주지도 시켰다. 어떤 형태로 나오든 거기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그리스를 깰 비책을 묻자 "비책은 우리 선수들에게 있다"고 강조하면서 "첫 경기가 중요한데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16강 진출 여부는 결국 나이지리아와 마지막 경기에서 판가름날 것이다"라며 그리스전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포트엘리자베스=연합뉴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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