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0년대 초반 캘리포니아 주립대 UCLA를 졸업한 최모씨는 올해 UCLA에 합격한 아들의 학비 내역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최씨가 대학에 다니던 30여년 전에 비해서 UC의 학비가 10배 가까이 인상했기 때문이다. UC는 80년대 학비가 1,000달러를 조금 초과하던 수준에서 올해는 UC 개교 이래 처음으로 학비가 1만달러를 초과했다. 최씨는 “아들이 동문이 된다는 감격에 기뻐했는데 기쁨도 잠시이고 학비 마련을 위해 장학금과 학비보조 신청서 작성하느라 바쁘다”며 “차라리 장학금이라도 다양한 사립 학교를 보냈어야 했다는 후회가 생길 지경”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의 공립대학 UC와 칼스테이트 계열 대학들의 학비 인상이 지나쳐 다양한 주민들에게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공교육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캘리포니아 고등교육의 양대 산맥인 UC와 칼스테이트의 학비 인상 현황과 원인을 분석해 본다.
UC 1만달러·칼스테이트 5천달러 시대
주 정부 예산 삭감으로 “어쩔수 없다” 항변
“이럴 바엔 장학금 다양한 사립 보내야 하나”
■UC 학비 1만달러, 칼스테이트 학비 5,000달러 시대
UC 이사회가 지난해 11월 학비를 전년 대비 32%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UC 캠퍼스의 올해 가을학기 신입생들은 1만302달러의 학비를 납부해야 한다. 칼스테이트는 지난해 등록금을 두 차례에 걸쳐 30% 인상했고 올 가을 학기를 앞두고 5%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추가 인상이 칼스테이트 이사회에서 승인되면 올해 칼스테이트 가을학기 신입생의 학비는 각종 수수료를 포함해 5,000달러를 초과할 전망이다.
■얼마나 올랐나
UC의 올해 등록금은 지난 2002년에 비해 무려 182% 인상됐다. 1975년 이후에 UC 이사회는 22번 학비 인상을 승인했다. 10년 단위로 UC의 학비 인상을 비교하면 가파른 인상폭을 실감할 수 있다. 1979년에 685달러에 불과하던 UC의 1년 학비는 1990년에 1,624달러로 인상됐다. 90년대에 3,000달러대에 머물던 등록금은 2000년대에 들어서 수직 상승했다. 2004년에 학비가 5,600달러로 올랐고 2008년에 7,100달러를 기록한 학비는 올해 급기야 1만달러를 초과했다.
칼스테이트도 지난 10년 동안 8번의 학비 인상을 반복했다. 지난 2000년에만 해도 칼스테이트는 1년 학비가 1,400달러로 실용적인 학문으로 중산층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다는 설립 취지에 충실했다. 하지만 2004년에 학비가 2,000달러대로 올랐고 2008년에는 3,000달러를 초과했다.
■학비 인상 원인과 대책
UC와 칼스테이트 학비 인상의 최대 원인은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교육 예산 감소다. 주정부는 2009-2010년에 UC 재정을 약 10억달러 삭감해 현재 UC 시스템의 재정적자는 3억3,500 달러에 달한다. 주정부는 지난 1985년 이후에 UC에 할당하는 교육 재정을 30% 이상 축소했다.
칼스테이트 계열 캠퍼스들은 총 4억달러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 달에 2일씩 교직원의 무급 휴가를 실시하고 있고 올해 봄학기의 신입생 및 편입생을 모집을 중단해 23개 캠퍼스에서 학생 수를 총 4만명 축소했다.
주의회는 현재 UC와 칼스테이트 계열대, 커뮤니티 칼리지 등 3개 주립대의 등록금 인상 상한선을 연간 5% 이하로 제한하는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법안은 학생이 재학 중일 때는 같은 액수의 등록금이 부과되고, 매년 인상되는 등록금은 그해 새로 등록한 학생에게만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김연신 기자>
UCLA 학생들이 등록금을 내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