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정당성 인정 못 받아
분열단초 제공 엄회장 사퇴해야
‘새 LA한인회’(가칭)를 만든다며 별도의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한 이른바 ‘정상화추진위원회’의 행보(본보 15일자 보도)에 대해 한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칼렛 엄씨의 한인회장 당선을 부정하는 것을 넘어 또 다른 한인회장을 선출하자는 것인데, 그럴 경우 문제 해결보다는 파행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한인사회 의견 분열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한인회장은 한인사회에 대한 아무런 법적, 행정적 권한도 없는 봉사단체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개인의 도덕성과 커뮤니티의 합리적 동의를 바탕으로 선출돼야 회장으로서의 상징적인 대표성도 있고 진정한 봉사자로서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선거무산 과정에서 공정성과 적법성 논란으로 눈총을 받은 스칼렛 엄씨는 30대 한인회장으로서의 자격에 분명히 하자가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후보 자격을 박탈당했던 박요한씨가 법원에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기각됐지만, 이는 판사가 ‘이런 문제는 커뮤니티에서 알아서 하라’고 판단한 것이지 시시비비를 정확히 따져서 누구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한인들이 앞으로 2년 동안은 ‘한인회장 없는 한인사회’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고 한인사회로부터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한 한인회장에 대한 무서운 채찍을 가다듬고 있었다. 소위 정상화추진위의 활동에 기대를 건 것도 바로 이같은 무서운 채찍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그러나 정상화추진위가 ‘새 LA한인회’를 만든다며 또 다른 한인회장 선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한인사회를 위해서는 너무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또한 정당성을 얻기는커녕 분열 양상만 가중시키는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스칼렛 엄 회장도, 새 LA 한인회도 정당성이 없다며 제3, 제4의 한인회를 만든다고 나선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설사 새로 한인회장이 뽑혔다고 해도 스칼렛 엄회장이 정통성 운운하며 법적 소송을 제기한다면 한인사회가 더 더욱 심한 혼란에 휩싸일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상화추진위는 더 현명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 한인사회의 미래를 위한 두 걸음 전진을 위해 이미 내 디딘 한 걸음을 거두는 용기도 필요하다.
스칼렛 엄회장은 현 임기를 끝으로 사퇴해야 한다. 그럴 용기가 없다면 최소한 부끄러워하고 한인사회에 사과해야 한다. 이런 와중에서 엄씨 측과 가까운 인사들이 소위 ‘분열저지 대책위원회’를 만들며 나서는 것은 누가 보기에도 볼썽사납다. 분열과 파행의 단초를 누가 만들었는가.
한인들은 정말 한인들과 한인사회를 위한 한인회를 원한다. 모두가 큰 그림을 보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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