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인간 내부에서 꿈틀거리는 욕망과 야만의 전쟁터다. 이글거리는 눈과 사나운 태클, 땀과 피가 튀는 몸싸움이 축구의 매력이지만 이런 모습 자체가 인간의 소름끼치는 본질일 수도 있다.”
“축구는 때로는 전쟁이고, 충성심이 강한 신자를 거느린 강력한 종교로 둔갑하기도 한다. 정치와 거리가 먼 것 같지만 사실은 가장 정치적인 스포츠다.”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의 일부다. 하여튼 축구만큼 부족주의, 내셔널리즘을 대변하는 스포츠도 없다. 축구의 역사가 오랜 유럽에서 축구장은 따라서 그 자체가 싸움판인 경우가 적지 않다.
영국 글래스고를 본거지로 한 셀틱과 글래스고 레인저스 구단이 그 한 예다. 셀틱은 가톨릭 주민을 연고지로 하는 팀이다. 레인저스는 개신교 쪽. 이 두 팀의 시합은 때문에 가톨릭과 개신교, 다른 말로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인들 사이의 오랜 증오가 중첩돼 있다.
이탈리아는 축구장 자체가 아예 싸움판이다. 특히 북부와 남부 이탈리아를 각각 대표하는 팀 간의 시합이라도 벌어지는 날에는 마치 전쟁터에라도 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그래서인지 축구의 전통이 오랜 나라의 서포터스들은 여간 극성스럽지 않다. 그 극성이 도가 지나친 게 훌리건(hooligan)들이다. 이들은 단순한 서포터스로 볼 수 없다. 팀을 응원한다기 보다는 응원을 빌미로 싸움을 벌인다. 그게 훌리건들의 본색이다.
월드컵시즌마다 항상 골칫거리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훌리건들이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이 개막 된지 열흘이 넘었지만 그토록 골머리를 앓게 만들던 훌리건들이 조용하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유럽각국에서 3000명의 훌리건들이 모여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왜. 남아공의 현지분위기 탓이라는 게 그 답인 모양이다. 살인강도가 수시로 발생한다. 시중의 불법 총기만 500만정이라고 한다. 그런 곳에 잘못 원정을 갔다가 낭패 보기 십상이란 생각에 훌리건들이 발걸음을 자제했기 때문이라는 일부의 분석이다.
‘훌리건 저리 가라’ 할 정도의 현지인들의 과격한 행동도 한 요인이라고 한다. 북한과 나이지리아의 평가전이 열렸을 때 발생한 유혈사태가 그 케이스다.
남아공에 머무르고 있는 나이지리아인은 수백만에 이른다. 단지 평가전인데도 엄청난 수의 나이지리아인들이 그날 경기장에 몰려들었고 그중 1,000여명이 무조건 입장을 하려다가 14명이 중경상을 입는 난동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경기장의 분위기도 훌리건이 난리치는 유럽의 구장을 압도한다는 게 현지의 소식이다. 수만의 관중이 일제히 부부젤라를 불어댄다. 그 소음의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한국 팀이 나이제리아와 결전을 벌인다. 예상되는 나이지리아의 서포터스는 5만이 넘는다. 일제히 부부젤라를 불며 광적으로 응원을 펼칠 그들의 텃세를 이겨내는 것이 승리를 위한 1차 조건이다. 태극전사 파이팅!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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