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성매매 추문으로 불명예 퇴진했던 엘리엇 스피처(50) 전 뉴욕 주지사가 미국 뉴스전문채널 CNN의 신설 시사대담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선다.
CNN은 23일 스피처가 2010년 퓰리처 수상자인 칼럼니스트 캐슬린 파커와 함께 올가을부터 앵커 캠벨 브라운을 대신해 저녁 8시 프로그램의 공동앵커를 맡는다고 발표했다.
새 프로그램은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를 초청해 대담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프로그램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다. CNN은 저녁 황금시간대 시청률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세간의 관심은 CNN 프로그램이나 파커보다는 스피처에 집중되고 있다. 스피처가 누군가.
그는 뉴욕주 검찰총장을 두번이나 역임하면서 월스트리트(뉴욕 금융가)의 부패와 싸운 ‘월가의 저승사자’ ‘월가의 보안관’으로 명성을 쌓았다. 2006년 민주당 소속으로 뉴욕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기록적인 득표율로 당선해 차기 유력한 정치인으로 기대됐던 인물이다.
그런 스피처가 방송 앵커를 통해 대중 앞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보인다니 이목이 쏠리지 않을 수 없는 것. 그는 아직까진 몸을 낮추고 있다. 앵커 자리에 대해 "재미있는 쇼에 참여하는 기회일 뿐"이라며 향후 정치무대의 재등장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길 꺼렸다.
성매매 사실을 시인하고 취임 1년3개월 만에 지사직을 사임한 스피커는 기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피선거권이 있다. 그는 얼마전 경제전문지 ‘포춘’ 인터뷰에서 "더 이상 주지사가 아니라는 것에 믿기 어려울 정도로 좌절했었다"면서 "다른 선거직 출마까지 배제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해 정계 복귀를 시사했다. 그는 "정치를 사랑한다"는 말까지 했다.
스피커는 최근 들어 온라인 매체에 기고하거나 다른 방송의 해설가나 특별앵커로 출연하는 등 대중과의 접촉을 늘려왔다. 그는 자신의 성매매 스캔들을 소재로 한 책들과 기록물, 드라마 등이 상당한 인기를 끌 정도로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다.
지난 4월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뉴욕 유권자의 절반가량이 스피커가 언젠가 재출마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대다수는 오는 11월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선 그가 출마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그의 정계 복귀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함을 말해준다.
리 미린고프 CNN 국장은 앵커직이 스피처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도록 해줄 것이라며 그는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유권자들의 의견이 누그러지는지를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것들을 염두에 둔 듯 스피커는 "새 프로그램이 정보를 전달하고 문제를 제기하며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의 보수파 논객 출신인 파커는 새 프로그램을 ‘칵테일 파티’에 비유하면서 훌륭한 게스트와 좋은 대화를 통해 시청자들을 끌어모을 것이라며 "절대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과 의욕을 보였다.
파커는 2008년 대선 운동 당시 사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가 된 데 대해 ‘능력이 부족하니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파커는 페일린을 초청하겠느냐는 질문에 "어쩌면 우리의 첫번째 손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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