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신호위반 차량을 적발하기 위해 설치된 교차로 감시카메라(photo red light camera)가 24시간 불법 운전자에게 철퇴를 가하는 ‘교통경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재정난에 시달리는 로컬 정부들이 범칙금 수입을 올리려고 감시카메라를 운영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사고위험이 크지 않은 불법 우회전 차량 단속에 치중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차로 감시카메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LA시 32곳 작동 작년 640만달러 수입
위험 낮은 우회전 위반이 80% 차지
사고발생률 설치전후 큰 차이는 없어
■LA시내 32개 교차로에 카메라, 연 4만3,000장 티켓 발부
교차로에서 적신호를 위반하는 행위는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위험하다.
현재 LA, 몬테벨로, 월넛, 코비나. 랭캐스터, 볼드윈팍, 사우스게이트 등 LA카운티 88개 도시 중 23개 도시, 총 175개 교차로에 적신호 위반 단속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LA의 경우 한인타운 베벌리/웨스턴, 올림픽/알바라도, 올림픽/하일랜드, 윌셔/웨스트우드 등 교통량이 많은 32개 교차로에 카메라가 설치돼 있으며 교차로 당 월 평균 112장의 티켓이 발부된다.
LA시는 적신호 위반단속 카메라를 통해 카메라 회사에 지불하는 200만달러와 각종 비용 120만달러를 제외하고 2009년 한해 동안 640만달러의 순수익을 올렸다. 교차로 한 곳에 감시카메라 시스템을 설치하는 데는 장비 값을 포함해 10만달러 정도의 비용이 든다. 지난 2008년 미국에서 적신호를 무시한 교통사고로 모두 762명이 사망했고 13만7,000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의 절반은 보행자였고 나머지 절반은 신호위반 차량에 받힌 차량의 탑승자였다.
■계속되는 논란 - 범칙금 수입 vs 교통 안전
감시카메라 비판자들은 “감시카메라의 주목적은 돈벌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수년간 카메라가 발부하는 티켓 벌금이 크게 올랐고 전체 티켓의 80% 이상이 큰 사고위험이 없는 빨간불 불법 우회전 티켓일 정도로 정부가 우회전 차량 단속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교통 전문가들은 감시 카메라가 불법 우회전 차량을 적발하는 것이 교통사고를 예방한다는 아무런 연구결과도 없다며 일반적으로 우회전 차량은 속도를 줄이는 만큼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적다고 말한다. 패사디나를 비롯한 LA카운티 일부 시의 경우 아예 우회전 위반 차량에 대해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도록 하거나 시속 15마일 이상 우회전하는 차량만 적발토록 조치하고 있다. 그러나 몬테벨로, 월넛, 코비나, 랭캐스터 등 일부 도시들은 LA와 마찬가지로 교차로 카메라를 이용해 불법 우회전 차량 단속에 나서고 있다.
비판여론에 대한 정부의 반론도 만만찮다. LAPD는 “교차로 감시카메라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적신호 위반 교통사고를 줄이고 운전자의 나쁜 운전습관을 바로잡으며 경관들이 다른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카메라의 실효성을 강조하고 있다.
LAPD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LA시내 32개 교차로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되기 전인 2004~2006년 모두 5명이 교차로 적신호 위반 관련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으나 감시카메라 단속 프로그램이 시작된 후 치명적 교통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이들 32개 교차로에서 적신호 위반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카메라 가동 전 6개월 간 133건, 가동 후 6개월 간 121건으로 사고가 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교차로 전체사고는 오히려 5% 증가했는데 이는 보행자 사고, 사유지 내 사고, 블럭 중간지점 사고 등 교차로 카메라와 연관 없는 사고들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LAPD는 분석했다.
연방 고속도로관리국(FHA)은 전국적으로 감시 카메라가 교차로에서의 신호위반 및 측면 충돌사고를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는 있지만 티켓 발급을 피하기 위한 급정거 때문에 발생하는 추돌 사고는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빨간 신호위반, 벌금 500여달러
감시카메라는 교통신호가 ‘빨간 불’로 바뀐 뒤 교차로에 진입하는 차량을 적발해 운전자에 신호위반에 대한 티켓을 발부한다.
LA 시의 경우 교차로 카메라는 과속운전 단속은 하지 않는다. 신호가 빨간불로 바뀐 뒤 교차로에서 직진 또는 좌회전을 하거나 빨간불에 3초 동안 멈추지 않고 우회전을 할 경우 기본벌금은 446달러. 여기에 트래픽 스쿨 비용 64달러를 더하면 510달러라는 만만찮은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구성훈 기자>
한인타운과 웨스턴 애비뉴와 베벌리 블러버드 교차로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빨간 신호위반 혐의로 적발되면 500달러가 넘는 벌금이 부과돼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박상혁 기자>
LA시 감시카메라 관련 일문일답
▲빨간 신호위반이란 무엇인가?
-신호등의 빨간불이 켜진 후 차량이 리밋라인(횡단보도의 흰 선)을 가로질러 교차로에 진입하는 불법행위를 일컫는다.
▲교차로 감시카메라는 어떤 기능을 하는가?
-교차로에 설치된 여러 대의 카메라가 해당차량의 빨간 신호위반 비디오를 촬영한다. 카메라 시스템은 차량 앞과 뒤, 차량 번호판, 운전자 얼굴 등을 포착해 증거물로 보관한다.
▲빨간 신호위반 혐의로 적발된 차량을 내가 운전하지 않았다면?
-우편으로 위반 통지서를 받으면 뒷면의 ‘법적책임 없음 진술
서’(Affidavit of Non-liability)를 작성한 뒤 앞면에 인쇄된 메일링 날짜로부터 30일 이내에 보내면 된다.
▲신호위반 통지서가 카메라 오작동이나 실수로 인해 발급됐다고 판단될 경우 대응방법은?
-LA시 정부에 카메라 시스템을 공급하는 ‘아메리칸 트래픽 솔루션스’(American Traffic Solutions)사에 연락해 담당 경관과 비디오 뷰잉 스케줄을 잡으면 된다.
전화 (866)334-2156
▲운전자가 신호위반을 한 혐의를 받고 있을 경우 본인이 비디오 증거를 볼 수 있는가?
-인터넷(www.ViewYourTicket. com/TicketViewerCA_LA) 또는 LAPD 산하 4개 교통국 사무실 중 한곳을 방문해 확인할 수 있다. 교통국 방문을 원하면 사전에 약속을 잡아야 하며 얼굴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전화 (866)334-2156
플로리다주 템플 테라스 경찰국 경관이 시내 한 교차로에서 빨간 신호를 위반한 차량들의 모습이 잡힌 감시카메라 비디오를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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