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가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해 유엔안보리에 제소하자 한국의 좌파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안보리 회원국들에 ‘한국정부의 조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요지의 서한을 보내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때 뉴욕의 ‘노둣돌’이라는 한인청년단체 또한 국내의 ‘평통사’라는 단체와 함께 프랑스, 영국 등 11개국 유엔 대표부에 천안함 사태 재조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한국정부의 조사결과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차원을 넘어 국제무대에서 한국정부의 외교노력을 방해하는 행위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노둣돌은 2006년 10월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 직후에도 유엔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북한 핵실험은 미국에 원인이 있다는 적반하장 격 주장을 폈다.
2009년 5월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했을 때, 노둣돌의 협력단체인 평통사는 “핵실험에 담긴 북의 속뜻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북미 대화 메시지”이며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북미수교”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사회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성장한 사람들이 주축인 노둣돌이 세계 최고의 억압 체제인 북한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한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노둣돌은 지난 2001년부터 DEEP(DPRK Education and Exposure Program)라는 북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해마다 여름에 2주간 10여명 내외의 참가자를 모집하여 북한을 여행한다. 물론 북한정권의 적극적인 협력 하에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DEEP 체험자들의 발표회 관련 기사를 보면 “북한의 혁명운동에 대해서 배우고 느꼈다” “한국전쟁기간 미국이 북한 지역에서 저지른 전쟁범죄에 대해 발표했다” 등 북한의 체제 선전에 중점을 두고 있다.
북한은 외부인들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것만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상한 나라’라는 느낌을 받는다고 증언한다.
북한을 직접 체험한 후 그들에게 호감을 갖는 반응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해진다. 단순히 순진함과 무지로만 설명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노둣돌은 다른 미주한인단체들과 KEEP(Korea Exposure and Education Program)라는 한국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2주간에 걸친 KEEP 프로그램은 농촌활동을 포함하여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집회와 같은 각종 시위 현장에도 참가한다. “매년 10명에서 15명을 선발해 조국에 파견, 진보진영 단체에 견학을 시켜 조국의 민주화 운동과 통일운동에 대해 배우고”라는 소개에서 알 수 있듯이 이는 전형적인 의식화 사업이다.
미주 한인사회에도 북한의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해 정상적인 사고를 한다면 북한의 참혹한 현실을 알았을 때 분노하고 개선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자신의 뿌리인 한국과 관계를 맺는 방식은 다양하겠지만, 역사발전의 견지에서 퇴행적인 흐름과 잘못된 만남을 가진다면, 무엇보다도 청년들 자신에게 해가 된다.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말하는 청년기에 어떤 사람, 어떤 사조와 만나고 친숙해지는가가 훗날의 생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생각했으면 한다.
홍진표 / 시대정신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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