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며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디플레이션이란 소비자물가와 소득, 자산 가치는 떨어지는 반면 차입 비용은 증가하면서 경제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물가가 계속 하락하는 상황을 뜻한다. 물론 아직은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낮다는 게 지배적 견해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이 인플레이션에서 디플레이션 우려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물가 하락세에 소비심리 냉각 성장 둔화
‘0 금리’상태서 통화당국 대책 큰 고민
◆디플레이션 우려
소비자 물가가 떨어지면서 시작되는 디플레이션은 소비자들에게 자칫 반가운 소식처럼 여겨지지만 인플레이션에 못지않게 경제를 어렵게 만든다.
물가가 떨어지면 기업 수익은 감소하고 이는 고용 악화로 이어져 그 결과 소비지출이 감소하고 다시 물가가 내려가는 악순환이 되는 것이다. 현재 소비자 물가는 지난 3개월간 실질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6월의 인플레이션은 1년 전에 비해 1.1% 상승에 그쳤다. 에너지와 식품가격을 제외한 핵심 물가상승률은 44년 만에 최저수준인 0.9%에 불과했다.
LA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물가 상승률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적정선으로 여기고 있는 1.5~2%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며 “경제가 당장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핵심물가 상승률이 1%를 밑돈 점에 비춰볼 때 디플레이션 위험성은 더 높아졌다”고 전했다.
하반기 실업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낮아지고 소비심리도 냉각되면서 물가하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재정적자가 크게 늘어난 정부가 향후 경기부양책 등 지출을 줄일 것이라는 점도 물가하락 압력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마크 거틀러 뉴욕대 교수는 “주택, 소비자 지출, 수출 관련 경제지표 부진으로 현재 성장 동력이 둔화된 상태”라며 “올 3~4% 내외의 성장과 1~1.5% 정도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한다고 할 때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 위험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디플레가 가시화되지 않았다고 해 안심하기는 이르다”며 “디플레이션은 한 순간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낮은 고용과 낮은 임금이 계속 유지될 경우 서서히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방지책 있나 없나
디플레이션 방지책의 현실적 대안으로는 통화당국이 장기 금리를 더욱 낮게 유지하는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사실상 제로 수준인 기준금리를 더 낮출 수 없는 상황이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모기지 채권 등을 추가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화당국은 디플레이션을 염두에 두고 경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디플레이션이 되면 이를 막기 어려울 뿐 아니라 경제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디플레이션은 소득 감소로 이어져 가계는 물론 기업과 정부의 빚 상환 부담이 커지게 된다.
문제는 일본이 지난 10여년간 겪은 디플레이션을 답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즉 단기적 대공황이 아닌 장기적 방식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일본 디플레이션의 경우 물가는 15년간 꾸준히 하락했지만 매년 하락률은 2% 이하였다. LA타임스도 26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미국이 일본식 장기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일본식 디플레이션의 원인은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이게 되고, 이로 인해 물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하면서 장기적인 디플레이션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에 대비한 투자로 현금과 금, 은 등 실물자산을 보유하며 당장 필요하지 않은 상품 구매는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며 반대로 일반적인 주식 투자, 비우량채권 보유 등은 현명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해광 기자>
경제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소비자 물가가 꾸준히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상점 앞에 폐업 세일 사인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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