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만큼이나 하늘이 많이 보인다. 하늘을 가릴 것들이 없으니까 굳이 고개를 들지 않더라도 온통 보이는 것이 하늘과 구름뿐이다. 지난 7월 중순 초원과 사막의 나라 몽골을 다녀올 기회가 주어졌다.
해발고도 1,300m의 초원성 고원지대에 위치한 몽골어로 ‘붉은 영웅’이라는 뜻을 가진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는 아직까지 개발이 덜돼 높은 건물도 그다지 찾아볼 수 없었고 건물이라고 해도 어떤 장식이나 기교도 없이 그저 네모반듯하기만 해 지나치게 검소했다.
우린 몽골의 중심부에 위치한 돈드고비를 향해 봉고차 두 대에 편승해 달려갔다. 하늘은 새하얀 구름을 걸쳐 입고 상상과는 달리 푸른 초원이 아닌 광활한 광야속의 저 멀리 양떼가 무리지어 있고 건너편 게르(Ger, 몽골의 둥근 천막)에서 흰 연기가 가늘게 피어오르는 것을 보노라면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친근감이 생긴다.
간간히 낙타의 무리들이 어슬렁 모여 있고 고비 곳곳에는 자갈 모래언덕과 특이한 바위산으로 둘러있어 시선을 멈추게 한다.
광활한 광야지대를 길도 없이 먼지 바람을 일으키며 끝없이 한참 달리다보면 길을 잃기 십상이다. 사막 한가운데 비포장 도로를 달릴 때는 실로 죽음(?)이었다. 어찌나 들썩거리던지 몸은 좌충우돌 웅덩이를 한번 지날 때면 몸이 붕 떠서 천정에 머리를 찧기 일쑤고 원체 시차관계로 피곤한 우린 그 흔들림 속에서도 잠에 곯아떨어지다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했다. 에어컨 없는 차안의 불볕더위를 이기지 못해 달리는 봉고 차 창문을 잠시 열면 흙모래 먼지가 차안으로 습격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만 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남자들은 대낮에도 술에 만취해 게르 안에서 웃통을 벗고 낮잠을 자는 게으른 가장들이 태반이었다. 그러니 가난을 면치 못함은 당연한 것이고 여인들은 무엇으로 가정을 꾸밀까 가엾기까지 했다. 불룩한 배가 나올수록 남성의 매력이라는데 더욱이 웃통을 벗고 쑥쑥 문지르고 다니는 남성들이 주를 이루고, 쳐다보기도 민망한데 이것이 몽골의 전통 문화라니 별스런 전통도 다 있다.
2~3시간 돈드고비를 달리다 보면 드문드문 나타나는 작은 마을엔 보통 200~300명의 주민이 고작이다. 물이 얼마나 귀한지 그것도 자전거로 아니면 먼 곳까지 걸어서 물을 사오는 형편이니 그 환경이 너무나 안쓰럽다. 얼굴을 닦는 것 그건 정말 사치에 가까운 일이며, 우린 겨우 물 티슈 한 장으로 얼굴을 정리해야 했다.
양치질은 겨우 할 수 있었고 찜통날씨에 끈적끈적한 땀내를 서로 풍기며 2주 동안을 우린 누가 잔지도 모르는 침낭에 몸을 담고도 적응을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우리가 사는 미국은 정말 지상 천국이요 잠시 잠깐의 불평불만도 있을 수 없는 날마다 감사의 생활이어야 함을 깨닫기도 했다.
어느 나라 사람에게나 시대를 초월하여 변하지 않는 신앙이 있다. 사막 곳곳에 그들이 신봉하는 신(神) ‘어워’는 옛날 우리나라 시골에서 보던 성황당과 비슷한 것으로 물과 하늘을 상징하는 푸른천(하닥) 말머리뼈, 돌들로 쌓여있다. 자신이 타던 말이 죽으면 머리를 어워에 갔다 놓는 대지숭배의 발자취란다. 샤머니즘을 타파하는 길이야말로 몽골나라를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광활한 광야 돈드고비의 열악한 여러 지역을 돌며 몽골 단기선교의 일원으로 각자 맡은바 사역에 충실할 수 있는 기회 주심을 감사한다.
만나는 한사람 한사람 현지인들의 눈망울 속에 주님 살아 계심을 알게 하시고 사역지를 옮겨 다닐 때마다 주님 웃음주시고 하나 되게 하여주심과 건강 허락하여 주신 하나님의 극진한 사랑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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