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로사(오씨닝 거주)
이곳에 있는 한인 교회들 사이에 교인 이동이 활발합니다. 지금은 종교를 탄압받아 신앙을 지키기 위해 온갖 고생을 무릅쓰고 대륙을 건너와 믿음의 본이 된 청교도 시대도 아니고, 같은 민족끼리 같은 말로 예배를 드리기 위해 먼 거리를 마다 않고 한인 교회를 찾아다니던 시절도 아닙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곳 교인들이 어지럽게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위에서 내려다본다면, 지도에 그려진 비행기 노선처럼 몇 개의 교회 사이에 가는 선들이 어지럽게 쳐져 있을 것입니다.
한인교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서 한인 밀집 지역에는 한 건물에 두 세 개 씩 교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인이 늘어나는 만큼 교회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자기 집에서 가까운 교회를 찾게 되었고, 마음 맞는 사람이 다니는 교회를 찾아 가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거리가 멀지만 한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을 볼 때에는 그 동안 맺어온 교인관계에 참 충실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한인 교인들의 이동은 그 양상이 달라졌고, 특히 요즈음 한인 교회의 성도 이동은 더 이상 종교와 믿음과 신앙과는 관계가 없는 것 같습니다. 교회는 종교라는 이름하에 일반 사람들이 모인 하나의 사회단체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수군수군 교회의 비리가 세상에 떠다니고, 목사다 장로다 흉보는 소리는 세상이 다 아는 비밀이 되고 있습니다. 교회의 부정적인 면을 문제로 삼아 고쳐보자고 하면 믿음이 없는 사람이 되고, 목사의 목회방향에 의의를 제기하면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는 사람으로 최급하며, ‘목사파다 아니다’ 라고 갈라지기도 하는 것입니다. 결국은 목사가 싫어서, 같은 교인 중에 싫은 사람이 있어서…...그래서 교인은 교회를 바꿉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엔 그대로 다녀보려고 노력을 합니다. 개중에는 인기 있는 교회를 따라 철새처럼 교회를 바꾸는 사람도 있겠지만, 10년 20년 다니던 교회를 바꾸는 일은 누구에
게나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라는 특정 건물과 동아리처럼 모인 교인들 보다는 진정 자기 자신의 인생에 더 충실하기 위해 교회를 바꾸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마틴 루터의 종교 개혁과 같은 또 다른 개혁이 다시 한 번 일어나서, 성도들이 맘에 드는 물건 고르듯 교회를 찾아다니지 않고, 교회 성직자들은 성도를 놓고 숫자 경쟁하듯 하지 않는, 회칠한 무덤이 아닌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 아닌 맑은 신앙의 공동체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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