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의해 장관급 고위 인사들이 뽑힐 때마다 각종 부정부패, 비리에 줄줄이 연루된 윤리도덕성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도마 위에 오르내리곤 한다.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은 아예 기본이고, 뇌물수수 청탁, 탈세에다 병역기피까지... 또 있다. 학력위조에 논문표절에 그리고 저질 막말과 말 바꾸기 등, 실로 다양하고 엄청나다.
탓을 하자면 백성들이 윗물이라 지칭하는 바로 그 청와대라는 데가 예나 지금이나 흐린 물의 원천이라는 게 이유라면 이유다. 한 둘을 뺀 역대 대통령들이 거의 그랬다.
이번도 예외는 아니지만 이게 역사고 진실이다. 애시 당초 대통령 자신이 대선 후보 시절에 깊숙이 관련되어 전국이 시끌벅적 하며 아주 불쾌하고 찜찜했던 기본적인 사건이었다. 집권에 성공은 했지만 그때 입은 도덕적인 상처는 그의 퇴임 후에라도 양심속의 흠집으로 남아서 여생을 괴롭힐 거란 예감은, 더더구나 그가 교회 장로님이시기 때문이다.
새 정권출범 때도 그랬지만 이번 개각도 전례를 쏙 빼닮은 그 밥에 그 나물 꼴인걸 보면 도대체 청백리(淸白吏)를 찾아본 노력이나 고민의 흔적이 전혀 안 보인다. 아니면 “대통령도 그랬으니까” 해서 대충 아무나 챙겼다는 건지, 이번에도 그런 문제가 단골 메뉴처럼 다시 불거졌기에 하는 말이다.
외람되게도 필자는 일찍이 “선교와 제 앞가림” 이란 쓴 글(2007년8월20일 한국일보)에서 누워서 침 한 번 뱉은 적이 있다. “요새 조국의 모습을 보면서도 소돔고모라를 닮아간다는 두려운 생각을 못 한다면 그게 이상한 거다”라고 했다. 굳이 종교지도자들이나 전문 지식인이 아니라도 조국의 실체를 제대로 볼 줄 아는 혜안을 가졌거나 생각이 있는 사람이면 필자를 무슨 헛소리꾼으로 쉽게 매도 할 수 있겠나 싶다.
때마침 “떠나고 싶은 한국”이라는 갤럽의 충격적인 여론조사(8월23일 한국일보)도 나온 판국에, 지금 우리 조국의 진짜모습, 과연 어떤가? 정의는 땅에 떨어지고 진실은 사장(死藏)된지 오래다.
부정부패가 도처에 만연하고, 편법과 위법, 중상모략이 판을 친다. 향락과 방탕이 거리에 넘실대고, 사기와 술수, 위조 모조품들이 기승을 부린다. 바야흐로 밝은 대 낮에 등불을 켜든 그리스의 철인 디오게네스(Diogenes)의 시대가 청백리가 부재한 대한민국에 도래 했다는 위기감이다.
“봐 줘야지,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데” 맞는 말이다. 세상에 의인은 하나도 없다 했으니까. 하지만 지도자가 청렴결백해야 된다는 말의 의미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왜냐 하면 그것은 아랫물까지도 흐리게 하는 윗물의 책임문제이기 때문이다.
헌데 이런 인물이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다니. 그럼 국민이 마셔야 할 물은 위에서 탐관오리들이 흘려보내는 구정물이나 썩은 물 밖에 없다는 건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아지는 그게 헛된 기대라면 우리는 그 얼마나 불행한 민족인가. 정녕 우리조국에 청백리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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