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불황은 뉴욕 콘도 개발업자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 줬다. 일부는 중간에서 공사를 중단했고 일부는 물건이 팔리지 않아 판매 사무실 문을 닫았다. 일부는 가격이 폭락하자 계약금을 돌려주기도 했다. 그러나 폭락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난 지금 업자들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다. 일부는 건설 론을 재융자해 살아남았고 일부는 새 개발업자한테 건물이 넘어갔다. 콘도 프로젝트가 입안됐을 당시 불티나게 팔리던 때와는 상황이 크게 달라진 지금 개발업자들은 마케팅 전략도 바꾸고 건물 모습까지 새롭게 치장하고 있다. 화려함보다는 가치를 중시하는 쪽으로 로비도 다시 디자인하고 아파트를 합쳐 가족용으로 바꾸고 개인용 지붕도 공용 덱으로 교체한 것이다. 이는 모두 요즘 구매자의 취향에 맞춘 것이다.
일부는 아파트나 유스 호스텔로 변신하기도
최근 사정 개선되자 다시 콘도로 개조 움직임
2009년 대부분 비어 있던 브룩클린의 246유닛짜리 콘도의 경우 새 오너가 창고와 루프 덱을 설치하고 구매자 대상 폭을 넓히자 3개월 전부터 팔리기 시작하고 있다. 새 오너인 마이클 필립스는 “현 시장에 맞춰 프로젝트를 리모델링했다”며 “화려함보다는 소비자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 프로젝트가 예산을 초과하자 융자자들은 추가 론을 거부했고 공사는 중단됐으며 하청업체는 건물에 대한 저당권을 행사했다. 이 건물에는 ‘좀비 빌딩’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처음 계약을 했던 사람들도 대부분 계약금을 돌려받고 떠났다.
제임스타운 사의 필립스는 20대를 겨냥했던 처음 프로젝트 범위가 너무 좁았다며 “젊은 가족과 부부 구매자로 대상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처음 나온 안내책자는 젊고 아름다운 모델들이 식사하는 사진을 담고 있었지만 새 책자는 “깨끗한 스타일과 낮은 가격”을 내세우며 아이들과 노인 사진을 싣고 있다. 건물 내부도 밝은 색에서 점잖게 바뀌었으며 파킹장도 일부는 창고로 개조했다. 가격도 25% 내리고 FHA 승인을 받아 융자도 쉽게 했다. 시장에 다시 나온 지 3개월 만에 140건의 계약에 성공했다.
타샤 카비와 그 파트너인 아이리스 물레로는 3번이나 계약을 취소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그대로 눌러 앉았다. 카비는 “80%의 입주자가 계약을 취소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다른 사람들처럼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앤돈 조지와 폴라 맥크리디에게는 창고와 지붕 덱이 이곳 유닛을 산 큰 이유였다. 아들이 대학을 졸업해 부부만 남은 이들은 2베드룸 유닛을 54만2,000달러에 샀다. 건축가인 조지는 일생 동안 작업한 물품을 보관하기 위해 창고도 샀다. 지붕에서 내려다보이는 항구와 시 경치는 친구들과 술을 한잔 하며 이야기 나누기에 그만이다.
브룩클린에 있는 120유닛짜리 콘도인 웨어하우스 11에서도 루프 테라스는 손님을 끄는데 한몫 하고 있다. 이 건물도 2009년 판매가 중단됐다 다시 시장에 나왔다. 개발업자인 맥카렌 팍 뮤스는 5,000만달러의 모기지를 갚지 못해 파산한 후 론 액수를 3,550만달러로 깎았다. 이 와중에 30명의 구매자가 계약을 취소했으며 이 프로젝트는 실패의 대명사로 꼽혀 왔다.
이 건물은 부동산이 폭락하기 시작한 직후인 2008년 여름 문을 열었다. 이 건물 마케팅을 맡았던 데이빗 몬드렐은 2008년은 이 건물의 뭐가 잘못인지를 분명히 보여준 해였다고 말한다.
원래 계획은 아동 놀이방과 개인 루프 카바나를 설치하도록 했으나 이 지역은 가족용 콘도를 찾는 사람이 없어 놀이방은 전혀 인기가 없었고 카바나를 사는 사람도 없었다. 놀이방은 당구장과 TV룸으로 바뀌었고 카바나는 공용 덱으로 전환했다. 가격도 25~35% 낮추자 지금 이 콘도는 80% 입주자가 찬 상태다.
레오나르도와 발레리아 카푸티는 59만달러에 옥상 유닛을 샀다. 2008년에는 75만달러 하던 곳이다. 카푸티는 “과장이 아니라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흥분되지 않는 날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빌딩이 평이 좋지 않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오너가 모든 이슈 해결에 적극적이고 지금까지 아무 불평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맨해튼 전경이 그만이라며 그것이 이곳에 온 이유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매일 루프에 올라 경치를 감상한다.
그러나 개발이 중단된 프로젝트가 가장 많은 윌리엄스 지역 콘도 중 일부는 콘도 대신 아파트로 변신했다. 2008년 70%가 팔렸던 메트로폴리탄 가의 40유닛 빌딩은 개발업자가 파산하면서 계약금을 돌려줬다. 건물이 비어 있는 동안 불량배들의 낙서와 훼손으로 건물은 엉망이 됐다.
다른 개발업자가 원래 개발업자의 론 1,200만달러를 63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건물 모양을 바꿨다. 새 업자는 300만달러를 들여 하청업체 진 빚을 갚고 100만달러를 들여 건물 모양을 바꾸고 공사를 완성했다. 새 건물주는 돈으로 따지면 콘도로 파는 것이 낫지만 당분간은 아파트로 갖고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이 달 초 문을 열자마자 40개중 21개 유닛에 입주자가 들어왔다. 1베드룸은 월 2,200달러, 2베드룸은 2,800달러 정도다.
일부 개발업자들은 가격이 안정세를 찾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다시 콘도로 팔 때라고 보고 있다. 할렘에 있는 로타 콘도가 그 한 예다. 원래 아파트였던 이곳은 2008년 부동산 폭락 시점에 콘도로 개조돼 시장에 나왔다. 34채 중 하나밖에 안 팔리자 개발업자는 이를 유스 호스텔로 바꿨다. 하루 40달러에 숙박객들은 벙크 베드를 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시 당국은 최근 손님 수에 비해 계단이 너무 작다는 이유로 호스텔 면허를 취소해 버렸다. 개발업자는 이를 다시 콘도로 바꿀 계획이다. 시장 상황이 많이 개선됐고 시에서 요구하는 호스텔 조건을 충족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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