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매우 부드러운 지점토와 같다. 이 특성이 아이들의 치명적인 약점이자 최고의 장점이다. 조금만 눌러도 자국이 남지만 그만큼 자국을 지우기도 쉽다. 부모는 이런 연한 지점토를 다루고 있는 손이다. 그렇기에 부모는 아이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고, 반대로 온전히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다. 지점토에 자국이 나 있다면 지점토 보다는 그것을 다루는 손에 신경을 쓰는 것이 당연하다. 손이 하는 대로 자국이 남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아이에게 모가 나거나 패인 자국이 보인다면 그 모양을 지적하기 전에 부모 자신을 되돌아 봐야겠다. 다음 사항들을 살펴보자.
첫째, 내 손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자. 내 현재 심신의 상태를 되돌아보는 것이다. 딱딱하게 굳어있는지, 여기저기 상처가 나있는지, 군살이 잡혀 모가 나있지는 않은지 봐야한다. 손의 상태에 따라 지점토의 표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거친손으로 다루어지면 표면이 긁히고 부드러운 손으로 만지면 매끄러워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딱딱하게 굳어진 손은 지점토 표면에 모가 나있어도 느끼지 못한다. 이처럼 부모 자신의 심신 상태는 아이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물질과 마찬가지로 부모의 행복과 불행도 있는 그대로 자식에게 물려주게 된다. 그렇기에 본인의 심신에 상처가 있다면 그것을 치유해야 자녀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 지점토가 고르고 매끄럽게 다듬어지기 위해서는 다듬는 손이 부드러워야 하는 것처럼, 자녀가 행복해지기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부모 자신이 행복해지는 것임을 명심하자.
둘째, 그 손이 어떻게 하고 있는가를 보자. 내가 아이를 대하는 습관을 되돌아보는 것이다. ‘아이를 너무 조이고 있나,’ ‘너무 거칠게 다루고 있나,’ ‘너무 만지작거리고 있나,’ 또는 ‘아예 만지지 않고 있나.’ 손놀림 습관에 따라 지점토의 모양이 달라진다. 너무 조이면 지점토 반죽이 끊어지고, 너무 만지작거리면 스스로 모양 잡힐 새가 없고, 너무 거칠게 다루면 찌그러지고, 방치 해 두면 너무 굳어버린다. 마찬가지로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습관은 아이의 몸과 마음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삐뚤어져 있다면, 스스로 자립을 못하고 있다면, 또는 따뜻한 표현을 하지 못한다면 잠시 손을 멈추고 그동안 나의 아이를 대하는 습관을 점검해 보자.
셋째, 나의 손은 어떤 모양을 만들려고 하는가 보자. 부모라면 아이를 가장 아름답게 만들기를 원할 것이다. 그러나 그 모양이 정확히 어떻게 생겼는가? 정확히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아이들마다 각자 자신에게 가장 아름다운 모양이 있고 그 것은 본인 외에 그 누구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가능성과 적성에 대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 대신 깨달아줄 수 없다. 이때, 부모가 아이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은 “나는 내 자식에 대해 다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아이의 마음에 귀 기울일 수 있을 때만이 가장 아름다운 모양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아이들은 “the worst listeners, but the best mimickers”이라는 말이 있다. 가장 말을 듣지 않지만 가장 뛰어난 모방꾼이라는 말이다. 이 말인 즉슨 아이들은 잔소리나 훈계보다 부모의 심신 상태와 습관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가장 아름답게 자라기 위해 부모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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