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WBS-TV를 통해 방영된 남북이산가족 상봉과 탈북자 문제에 대한 특집 다큐 ‘잃어버린 60년’을 보았다. 다큐는 그동안 이산가족 문제에 무관심했던 우리의 게으름을 반성하게 하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며, 내일을 위해 의미 있는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값진 계기를 제공해주었다. 우리는 과연 그 동안 우리주변에 거주하는 수많은 남북이산가족들과 탈북자들의 고통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그들을 따뜻하게 보살피며 아픔을 나누어 왔는가?
분단의 가슴 저린 역사를 겪으며 가족과의 생이별을 경험해야만 했던 우리의 부모형제들! 그들은 이제 지나온 인고의 세월을 뒤로 하고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생의 마지막 여정 속에서 평생을 가슴에 안고 살아온 가족들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에 몸부림치고 있다. 그동안 재미 거주 남북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많은 노력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를 얻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는 사실은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였다. 한인들의 정치적 입지를 보여줄 만큼 중요한 관련 법안이 통과되었으나 이후 미 행정부의 무관심으로 자동 폐기되었고, 여러 단체들의 산발적인 활동들은 효과적인 추진력을 발휘하는데 미흡하였다고 한다.
혜택의 사각지대에 있는 영주권자 이산가족들의 문제는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한다. 천안함 사건 이후 제3국에서만 상봉이 허용됨으로써 더욱 만남이 어려워지고, 이에 따라 재정적 부담까지 더하는 상황이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서관조씨 부부가 북에 두고 온 가족들과 어렵게 안부를 주고받는 편지의 애끓는 사연은 이마에 그려진 주름 속에 숨겨진 고통의 세월을 말해주며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다.
분단의 비극에 대한 문제는 어제만의 일이 아니다. 지금 우리 옆에 있다. 바로 탈북자들의 문제다. 그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두만강을 건넜으나, 가족을 북에 남겨둔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니고 있다. 가족이 정치범 수용소로 가고 총살을 당하는 소식을 접하는 그들의 가슴은 얼마나 찢어지겠는가? 탈북자 이산가족의 문제는 여러 정치적 이유 등으로 우선순위에서도 밀리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의 안정된 정착을 위한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들의 아픔은 분단의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모두의 고통이다.
이제는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 한인사회의 관심의 방향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분단의 아픔을 우리의 역사로 겸허히 인식하고, 그들의 고통을 공유하며, 관심을 표명하고,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는데 과감하게 동참해야 한다. 이산가족문제를 추진하는 산발적인 노력들과 조금씩의 양보를 통해 통합된 노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더하도록 하자. 통합된 단체의 조직적 노력을 통해 대한민국과 미국 정부가 건전하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야 하겠다. 이런 가운데 우리 한인 2세들이 인턴십 과정을 통해 분단의 역사를 배우고 자아를 발견해나가는 모습은 우리에게 위안을 주고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한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나는 세월은 고령의 부모님들의 건강을 붙잡아 두지 않는다. 더 늦기 전에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우리 재미거주 이산가족들의 고통을 덜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 이제 이산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흘리는 눈물이 만남을 통한 기쁨의 눈물이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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