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그런 사람을 지인이라고 찾아다니십니까?” 모처럼 장로님을 만나러 갔던 W 교회의 담임 목사한테서 뜻밖의 볼멘 인사를 받고 몹시 당황 했습니다. 저 보고 들으라는 듯이 친교시간에도 장로님에 대한 성토(?)는 계속 이어졌고요, “수틀리면 교회 바꾸고, 가는 곳마다 목사 괴롭히고” 이게 그 교회에서 집중적으로 비난하는 주제 내용이었지만 저를 놀라게 한 것은 신통하게도 그게 먼젓번 교회에서의 사건을 쏙 빼닮은 내용 때문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담임목사의 목회방식에 제동을 걸어봤지만 먹혀들지 않자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다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제가 마치 그런 무모한 행동의 당사자라도 된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고, 이런 불미스런 사건이 습관적으로 도지는 데는 목사에 대한 장로님의 잘못된 시각 때문이 아닌가 싶어 몇 자 적어드립니다.
하나는 교회문제를 집중 연구하고 그 일에 전념하는 전문가가 바로 목사라는 사실입니다. 물론 목사도 목사 나름이지만, 문제는 이방면에서는 절대 비전문가인 장로님께서 이런 목사님의 전문성을 걸핏하면 무시하고 좀처럼 인정하려 들지 않는데서 생기는 충돌이라면 그게 누구의 책임이겠습니까.
둘째는 목사도 한없이 나약한 인간이고 죄인이라는 사실입니다. 장로님께서 바라시는 목사의 상(像)이 천사나 수퍼맨인지는 몰라도 그런 목사는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거니와 설사 어딘가에 있다고 해도 장로님의 그런 자격으로는 천만에라는 사실 그걸 모르시다니요? 목사, 얼마든지 실수하고 범죄 가능한 성정(性情)을 인격 속에 품고 사는 장로님과 똑같은 인간 인 것을, 그래서 비틀대고 넘어질 수밖에 없는 죄인이구요. 헌데 그걸 못 봐 준다며 사사건건 트집 잡고 뜻대로 안 되니까 분란 만들고 뛰쳐나가면 그게 누구의 잘못입니까.
셋째는 장로님의 그런 무모한 행동이 교회에 미치는 파장입니다. 상처 받은 목사에게서 영향을 받게 될 직접 당사자는 바로 교인들입니다. 그렇게 힘들고 괴로운 마음으로 무슨 기도를 할 수 있을 거며, 설교는 또 제대로 되겠습니까? 목사의 기도로 힘을 얻고 설교말씀으로 은혜를 받고 살아야 할 수 많은 교인들의 잘못되는 영혼, 그건 도대체 누구의 죄란 말입니까.
안수(按手)받은 것을 감투 받은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에 종의 신분이라는 성경의 의미를 망각 하게 되는 거고, 몸에 밴 벼슬 관념을 욕망의 행동으로 옮겨 놓는 순간부터 교회가 위험에 빠지게 된다는 사실을 C 장로님처럼 모르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은 너무나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장로님, 더 이상의 방황 여기서 끝내시고 지금 새로 다니시는 교회가 종착역이거니 하시고, 젊은 목사님과 몇 안 되는 교인들을 기도로 도우십시오. 항상 뒷자리에 조용히 앉아서 예배만 드리는 보통 교인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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