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는 것은 나쁘다. 두 사람 모두 나쁘다.
한 발 더 나아가서 어느 약한 쪽이 얻어터진다.
약자 보호 본능이 일지만 후환이 두려워 싸움에 끼일 생각을 접는다.
그리고 뒤에 서서 ‘힘이 약하면서 뭐하러 싸움을 걸었냐.’ 더 가관인 것은 ‘왜 좋은 말 놔두고,…’ 이럴 땐 더 고상하게 표현한다. ‘대화로 할 것이지 왜 싸움을 하느냐,’ 무척 어른스럽다.
피장파장이다. 더 듣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싸움질은 나쁘고, 똑 같다. 그리고 잊는다.
한국 국회 정치얘기다.
한국의 대의 민주주의가 국민들의 무관심과 낮은 정치의식, 언론의 본질을 호도한 보도태도로 1948년 제헌 국회 이후로 발전 보다는 퇴행을 걷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의회라는 것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기관이다.
잘 알고 있듯이 아테네의 직접 민주주의와 조개껍질투표를 이 시대에도 할 수가 없어서 위임정치라는 걸 만들게 되었고, 이의 실천을 위한 대의기관이 국회이다.
이해계층과 요구가 많아지다 보니 말이 많을 수 밖에 없고, 내부적으로는 잡음이 끊이질 않아야 정상이다.
보통 가정에서는 큰애와 작은아이가 다툴 땐 우선 큰애를 나무란다. 그리고 양보하란다. 그래서 될 일이 아님을 알지만 그래야 물리적 힘의 균형이 잡혀지고 이내 집안이 평온해진다.
아직 유치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이랄 게 없이 대부분이 덩치와 힘 위주로 결정이 난 걸 뒤 늦게 어른들이 개입해서 조정해 주는 것이다.
살아오면서 국회의 좋은 모습 보다는 나쁘게 비치는 사건이 있을 때면 단 한번의 숙고도 없이 국회를 무조건 배척해 버린다.
물론 국회가 공리주의적 입장을 견지해야 함을 모르는 바가 아니나 날치기를 한쪽 보다는 그걸 막는 쪽을 무조건 공격하는 언론이나 사람들을 나는 경멸한다.
국회에 대해서 국민과 언론은 어른이다. 어른 노릇을 제대로 했다면 그렇게 막무가내로 할 수 없다.
언론은 그 파행원인이 무엇인지를 균형 있게 다뤄져야 하고, 당연히 정의의 편이어야 하고 역사와 미래의 표상이 되어야 한다.
국민들은 “왜 그럴까, 무엇 때문에 저 사람들이 피 튀게 싸우고 있는가?” 무슨 곡절인지 조금만 파고 들어가면 금방 답이 나온다.
내가 만약 서민이라면 나를 대신해서 싸움을 해주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거꾸로 그들을 욕하고 있다.
오히려 때리는 쪽을 두둔하고 있다.
무엇이 진정 국민적 역할인지를 국민 각자들이 국회가 싸울 때마다 생각해 볼 기회를 갖는다면 그런 싸움들 쉽게 하지를 못한다.
대부분의 날치기는 역사적으로 지탄을 받고, 잘못된 것임을 수없이 반복해서 보여준다.
18대를 거쳐 오면서 2대와 5대, 17대 단 세번을 제외하고는 15회기 동안 친일 군사 반서민적 국회를 국민들이 구성해 드렸으니 소외된 다수를 위한 배려 같은 것은 고려에 없다.
선택된 소수만이 계속 혜택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바락바락 얻어터지면서도 달려든다. 그 걸 응원은 못할망정 같이 손가락질 한다.
국민의 선택인 표도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게 아니다.
또 금방 잊어버릴 것이고, 그게 그들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듯이 지나쳐 줄 줄 아는 수많은 아량 넓은 국민(?)들이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에….
더욱 더 이상한 것은 국회를 언론과 국민들이 이렇듯 동네북을 만든데도 어느 누구의 성찰도 쉽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국회에는 주인이 없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강창구
워싱턴 사사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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