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티셰프가 카드 마술을 하고 있다.
★★★★
즐겁고 기분 좋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노스탤지어 가득한 옛날식의 프랑스 만화영화로 제목처럼 마치 마법에 걸려 꿈속을 헤매다 나온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각본가요 감독이며 작곡가이자 애니메이터인 실방 쇼메(‘트리플리츠 오브 벨르비유’)의 두 번째 작품인데 예술적으로도 잘 완성된 작품이다.
이 영화는 프랑스 코미디영화의 거장이었던 자크 타티가 쓴 각본을 바탕으로 만든 그를 기리고 추모하는 헌사와도 같은 작품. 영화의 주인공 이름인 타티셰프는 실제 타티의 이름이고 오버코트를 입고 키가 큰 것이나 얼굴 모양도 타티를 모델로 했다.
타티의 영화 ‘미스터 윌로의 휴가’와 ‘플레이타임’ 등처럼 거의 무성영화에 가까운 대사가 별로 없는 영화로 가급적 컴퓨터 특수효과를 쓰지 않고 세밀하게 펜으로 그린 수채화 같은 그림이 매우 곱다.
타티셰프가 파리의 허름한 클럽에서 몇명 안 되는 관객을 놓고 마술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타티셰프의 유일한 친구는 버르장머리 없는 살찐 토끼. 이어 자기를 받아주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는 그는 공연을 위해 런던에 도착한 뒤 여기서 다시 스코틀랜드의 한 작은 섬으로 간다.
자기의 공연장인 술집 겸 여관에 묵는 착한 타티셰프는 여기서 하녀로 일하는 순진한 소녀 알리스를 측은하게 여겨 그에게 구두 한 켤레를 사준다. 그런데 알리스는 타티셰프의 마술을 진짜로 믿으면서 에딘버러로 떠나는 타티셰프의 뒤를 따라붙는다.
여기서 타티셰프와 알리스는 한 호텔에 짐을 푸는데 이 호텔에는 각기 다른 재주를 지닌 서커스 단원들이 묵고 있다. 알리스는 타티셰프를 위해 밥을 짓고 타티셰프는 동네 극장에서 마술을 하면서 마치 부녀처럼 행복하게 산다.
그런데 알리스가 타티셰프의 마술을 진짜로 믿고 요구하는 것이 많아 타티세프는 몰래 부업을 해 알리스의 요구를 채워 준다. 그리고 알리스는 호텔 옆 아파트에 사는 청년과 사랑을 하게 된다.
알리스가 행복하게 될 것을 알게 된 타티셰프는 토끼를 언덕에 풀어 놓아준 뒤 알리스에게 짤막한 글을 남겨 놓고 혼자 다음 목적지를 향해 떠난다. 타티 영화의 정신을 옮겨 담은 평화로운 영화로 쇼메가 작곡한 음악도 아름답다. PG. Sony Classics. 로열(310-478-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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