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탁구 치며 재미를 본다.
탁구는 실내운동이기 때문에 바람이 불거나 비가와도 계속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운동하는 데 공간이 크게 필요치 않아, 집 지하실이나 집 뒤뜰에서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과격한 운동이 아니니, 우리 시니어들에게 필요한 권장할 만한 운동이며 라켓만 손에 잡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특기할 만한 기술이나 비결이 없고 네트를 넘어오는 공을 받아치기만 하면 된다. 두 사람이 마주서서 중앙에 처진 네트를 넘어 상대편 쪽 판을 한번 찍으면 된다. 상대편은 넘어오는 공을 네트 너머로 되받아 치면 성공하는 게임이다. 굉장히 재미있다. 실제로 해보면 설명하는 거보다 훨씬 쉽고 간단하다.
요즘 우리 아파트 건물 뒤에 탁구 치기 알맞은 가제보(정자)가 만들어졌다. 단지 탁구만 치게 지었는지 다른 일로는 그 건물을 사용하지 않는다. 넓이도 탁구 치기에 알맞은 충분한 공간이다.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내가 탁구 치기 좋아하는 줄 어찌 알았는지 마치 날 위해지은 집 같아서 또 한 번 감사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합작해서 기구 모두를 사서 설치를 해주니 나는 라켓과 공만 가지고 가면 언제든지 칠 수 있다. 고마운 일이다.
가끔 아파트 주민 친구들을 전화로 불러, “시간 있으시면 나오세요. 탁구 칩시다. 재미 있어요”하면 반가워하며 “그래요? 고마워요, 곧 내려 갈께요”하며 뛰어오는 친구도 있고 “나는 탁구 칠 줄 몰라요!” 또는 “팔이 아파 못 해요” 하는 친구들도 많다.
옆집 가톨릭 교회 주차장을 산책하다보니 젊은 남자 학생 둘이 하늘 높이 공놀이하고 있기에 다가가서, “너희들 나하고 탁구칠래?” 하고 물으니 그중 하나가 좋아하며 친구보고 “가자, 탁구 치러 가자, 빌리!” 하기에 소리 지르는 학생 손을 덥석 잡고 우리 아파트 뒷마당 가제보로 데리고 왔다. 빌리와 빌은 재미있게 게임을 하고 또 올 것이라면서 갔다.
LA에 있는 동생한테서 전화가 왔다, “언니한테 배운 탁구를 치다보니, 우리 둘이 싸울 여가가 없어 졌어요.” 암 고양이 마냥 앵앵거리는 동생이다.
어느 오후 그날도 가톨릭 교회 주차장을 산책하던 중, 내 옆에 누가 천천히 차를 주차하는데 보니 중년 신사가 차에서 내릴 준비를 하기에, 웃으며 유리문을 똑똑 “Hello, 혹시 탁구 칠 줄 아세요?”하고 물으니 약간 당황하는 눈치기에, “나는 옆집 시니어 아파트에 사는데 탁구 칠 파트너를 찾고 있지요. 우리 아파트에는 지금 탁구 칠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하며 애교 어린 눈으로 사정하자, 뜻밖에 웃으며 “해보자” 하며 앞서간다. 내심 “됐다” 하며 입에서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싱글싱글 하며 나를 따라온 친구(?)의 탁구솜씨가 보통이 넘는데 내가 한 번 공격을 할 때마다 “Good shot!” 하며 칭찬해준다.
한 시간도 넘게 재미있게 치고 가면서 명함을 주며 탁구 치고 싶을 때 전화 달라하며 떠나갔다. 나도 그 옛날 학교 다닐 때 배운 솜씨라, 수십 년 시간이 지난 지금은 다시 탁구 초보자다.
요즘은 막내 아들이 목요일이면 와서 한 시간 재미있게 운동하고 간다. 탁구 칠 친구가 없다는 불편을 들은 아들이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이제는 스스로 재미있어 한다.
탁구 쳐서 내가 얻는 유익이 몇 가지 있다. 심신이 맑아지며 상쾌해 지고, 식욕이 왕성해지며 가끔 찾아오는 불면증이 없어지고 단잠이 온다. 가끔 내가 피곤할 때도, 같이 나가 시작하면 상쾌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