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쇼크’ 비상이다. 리비아 유혈 사태 등 중동지역 정정불안 여파로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다. 특히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혁명’의 불똥이 이집트, 리비아를 거쳐 다른 중동 산유국으로 옮겨 붙을 경우 또 한 번의 오일쇼크가 세계 경제를 강타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중동사태가 조기에 진정되지 않고 석유생산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올 여름 미 개솔린 가격은 갤런당 5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공급차질 우려 확산 가격 부채질
미 개스값 여름에 5달러대 전망도
▲유가 2년 만에 최고
리비아 사태로 국제 유가가 휘청거리고 있다. 22일 뉴욕 선물시장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가격은 배럴당 90달러를 단숨에 뛰어 넘었다. 3월 인도분은 8.6% 오른 배럴당 93.57달러로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세계 석유생산의 1.7%를 차지하는 리비아의 해외 생산업체들의 철수 움직임에 수급차질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리비아는 1월 중 하루 170만배럴을 생산해 대부분을 유럽으로 수출했고, 이탈리아에는 천연개스를 공급하는 등 리비아 사태 악화는 특히 유럽 석유 공급망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비아와 바레인의 폭력사태 격화가 유가 오름세를 부채질하는 형국”이라며 “석유 인프라도 이제 강한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리비아 비중 2%, 왜 오르나
리비아가 전 세계 석유류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도 못 미친다. 그런데 유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노무라증권 앤 웨이먼은 “리비아의 위기가 다른 석유 수출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정치 불안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다른 석유 수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해 석유시장이 반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NN머니도 리비아가 최근 소요가 발생한 국가 중 첫 석유 수출국이기 때문에 유가가 급등세로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연방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리비아는 지난해 기준 하루 석유 생산량이 165만배럴인 북아프리카 최대의 석유 생산국. 석유 외 하루에 수십만 배럴의 천연개스와 다른 종류의 액화 석유류를 생산한다. 또한 리비아는 미개발 석유 매장량이 440억배럴에 달하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다.
▲여름 갤런당 5달러 가능성
리비아 사태 이후 개솔린 5달러 시대를 예고하는 전망도 잇따랐다. 에너지 분석업체 ‘DTN’ 수석 애널리스트 데린 뉴섬은 22일 “유가가 최근 추세처럼 계속 상승하고 공급이 부족해지면 여름에는 갤런당 5달러에 충분히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컨설팅업체 ‘카메론 하노버’ 피터 뷰텔 회장도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 에미리트 등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해 석유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유가는 금세 갤런당 5달러 시대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정보서비스(OPI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톰 클로저는 “개솔린 값은 21일 전국 평균 갤런당 3.17달러를 기록했지만 수일 내로 2.5% 상승한 갤런당 3.25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개솔린 값은 1년 전 갤런당 2.642달러에서 이번 주 3.17달러로 20% 상승했지만 4.11달러로 최고치를 보였던 2008년 7월과 비교하면 23% 낮은 수준이다.
중동의 반정부 시위 확산 외에 미국은 봄철에 에너지 소비가 많고 중국 등의 에너지 수요도 계속 늘고 있는 점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해광 기자> haek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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