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획 - 리비아 사태 악화로 유가 폭등
중동사태가 결국 모처럼 회복기미를 보이던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튀니지발로 시작된 중동 민주화 바람은 이집트를 거쳐 세계 6위 산유국인 리비아에 이르면서 자연스럽게 유가 폭등을 유발했다.
이로 인해 개스값이 미 전국이 갤런당 3달50센트 선을 넘어서면서 서민경제에 직격탄을 날렸고 올 여름에는 갤런당 5달러선에 달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항공사들도 항공료를 인상하기 시작했으며 의류 등 소매제품 값들이 들먹이고 있다. 유가 폭등과 함께 전개되는 글로벌 경제 충격을 진단해 본다.
리비아 석유공급 중단땐 미국도 큰 타격
다우 사흘째 350p 하락 등 증시 직격탄
■유럽·아시아 더 큰 타격 예상
리비아 사태가 세계 경제를 ‘제3차 오일쇼크’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자국 내 주요 석유생산 시설을 파괴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최근 나왔으며, 실제로 리비아의 수출용 원유 터미널이 폐쇄됐고 서방의 주요 석유회사들이 원유생산을 중단하는 등 석유생산 차질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리비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8대 산유국으로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리비아에 매장된 원유가 고품질의 제품이어서 다른 제품으로 대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전 세계 석유시장에서 리비아산 원유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리비아의 원유는 유황성분이 적은 고품질의 원유(sweet crude)이며, 유럽과 아시아 지역은 유황성분이 많은 원유(sour crude)를 정제할 만한 시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리비아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이는 곧 이런 고품질의 원유 공급 부족을 심화시켜 유럽은 물론 리비아산 원유에 별로 의존하지 않던 미국에서도 유가가 급등하게 됨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리비아가 석유 공급을 완전히 중단할 경우 국제 유가는 140〜150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추락하는 글로벌 증시
오일가격 폭등으로 국제 금융시장은 1주일 내내 충격으로 흔들렸다. 일부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일부 투매양상마저 나타났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사흘째 350포인트 가깝게 폭락했고 유럽 각국의 주가도 하락세를 지속하며 금융시장이 경색됐다.
만약 이번 사태가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알제리, 쿠웨이트, 이란 등 중동의 주요 산유국으로 번질 경우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원유 매장량은 전 세계 매장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3차 오일쇼크가 닥칠 경우 세계 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고 경기는 침체에 빠지고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 24일 뉴욕증시는 다우존스가 1만2,068.50, 나스닥이 2737.90, S&P 1,306.10을 기록 3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과거 오일쇼크 사례
1차 오일쇼크는 1973년 중동전쟁이 터지면서 시작됐다.
OPEC는 미국이 이집트, 시리아와 맞붙은 이스라엘을 지원하자 지원 중단을 요구하며 25% 감산 결정을 내렸고, 그 결과 1973년 배럴당 3.1달러였던 국제유가는 1974~75년에는 10.7달러까지 세배 이상 뛰었다.
2차 오일쇼크는 1978년 OPEC이 자원민족주의를 내세워 원유가격을 14.5% 인상한 가운데 이란이 이슬람 혁명 후 국내 정치상황 불안을 이유로 석유수출을 전면 중단하면서 발생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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