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로 인한 유가 폭등은 개스값, 항공료, 수송료 등 유류와 직접 연관 있는 산업 외에 의류, 식료품 등 관련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민주화 바람으로 인한 오일쇼크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야별로 살펴본다.
올여름 갤런당 5달러선, 제트연료도 58% 급등
면화 흉작·운송비 올라 옷값 인상 불가피
택시·이삿짐·요식 등 한인 업계도 원가 압박
유가 상승으로 연료비 부담이 커진 항공사들이 항공요금을 계속 인상하고 있다. 제트기 연료유 가격은 현재 갤런당 2.99달러로 지난해 여름의 저점이었던 1.89달러에 비하면 58%나 급등했다.
이와 함께 메이저 항공사들은 올 들어 최근까지 벌써 4차례나 요금을 올렸다. 지난 한해 동안 3차례 인상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이번엔 사우스웨스트 항공처럼 가격 인상을 자제해 왔던 항공사들까지 줄줄이 인상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항공요금 검색 사이트인 페어컴페어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 50개 공항의 최저가 왕복 항공요금은 평균 367달러로 집계돼 작년 같은 시기의 평균 333달러보다 10%나 상승했다.
항공사들은 항공요금뿐만 아니라 그동안 여름철 성수기의 초과요금이나 국제선 수화물 초과운임 등 각종 수수료도 인상했다.
유가 인상으로 인해 국적항공사들도 LA~인천 노선 유류할증료를 올릴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3월1일부터(발권일 기준) LA를 포함한 미주 지역에서 출발하는 한국행 노선에 대해 일괄적으로 유류할증료를 현행 160달러(왕복 기준)에서 190달러로 30달러씩 인상하기로 확정했다.
아시아나 항공 역시 같은 폭의 인상 결정이 전망되면서 전체 LA~인천 노선의 항공료는 1,300달러 선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로 여름 개솔린 가격이 갤런당 5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제기돼 서민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다른 중동국가로 확산돼 석유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휴가 이동객이 가장 많은 여름에 유가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의 개솔린 가격은 현재 갤런당 3.50달러를 넘어서면서 매년 2월 비교 때 사상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유가정보서비스(OPIS)의 톰 클로저 수석 경제연구원은 “전국 개스값은 4월 3.50~3.75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가 이대로 계속 상승하고 공급이 부족해지면 여름에는 갤런당 5달러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개스값은 1년 전 갤런당 2.642달러에서 20% 정도 상승했지만 2008년 7월 최고치를 보였던 갤런당 4.11달러에 비해 23% 낮은 가격이다.
요즘 마켓을 찾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식품 값이 너무 올랐다고 볼멘소리들이다. 한인 식당·마켓 업주들의 마음도 검게 타들어가고 있다. 최근 고기, 야채 등 음식 재료비는 천정부지로 올랐지만 이를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산지인 멕시코의 한파 등 자연재해가 유가 폭등으로 인한 물류비용 인상과 맞물리면서 99센트에 2개 하던 오이는 개당 1달러 이상으로 폭등했고 양상추 등 다른 채소 값도 2배 이상 뛰었다.
채소뿐 아니다. 고기 값도 들썩인다. 갈비 같은 경우 최근 몇 개월 사이에 파운드 당 1달러 이상이 올랐다. 갤러리아마켓 LA 매장의 존 윤 매니저에 따르면 현재 갈비가격은 파운드 당 7.79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2월 현재 육류가격은 1년 전에 비해 최고 30%, 야채가격은 60~7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인상은 의류업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국제 면화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40% 폭등했고 지난 12개월 동안 두 배 이상 올랐다.
주요 면화 재배지역인 인도와 파키스탄, 호주의 폭우 및 홍수 피해가 가격 상승을 부추겼으며 유가 인상이 물류비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면화 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다운타운 자바시장의 한인 의류업체들은 원면 값은 치솟는데 불경기로 가격에 반영은 쉽게 할 수 없어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여성 의류전문업체 시유먼데이의 이윤세 대표는 “면화가격이 오르면 레이온 등 대체재를 사용하게 마련인데 대체재 사용에는 한계가 있다”며 “그렇다고 소매업체 바이어에게 상승률을 100% 반영하기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면화가격 급등은 올 봄 의류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해인즈 브랜즈, 존스 그룹, 폴로 랄프 로렌 등 의류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소비자 가격을 10% 인상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가 상승은 택시, 트러킹, 이삿짐, 운송업체 등 유류비 비중이 높은 업체들에게 벌써부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타운 내 한 택시업체 대표는 “끊임없는 가격 경쟁으로 택시비는 지난 10여년 동안 오르지 못하고 있는데 개스값은 지난해에 비해 20% 상승했다”며 “그렇다고 불경기에 요금을 올릴 수도 없는 형편”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 이삿짐 업체 관계자도 “요즘 유류비가 월 300~400달러 정도 인상됐지만 요금은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백두현 기자>
doopae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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