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지원 등 옵션속 직접 개입엔 신중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7일 리비아 사태와 관련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함께 군사적 대응 방안을 광범위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나토는 주 7일 24시간 리비아에 대한 감시체재에 돌입했다고 익명을 요구하는 한 나토 관계자가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와 회담 후 가진 `언론회동’(press availability)에서 “나토는 가능한 군사적 옵션을 포함해서 여러 종류의 대응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무아마르 카다피와 그 측근들을 겨냥, “그들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그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 사태 난민을 구호하기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 활동을 위해 1,500만달러의 예산 투입을 승인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은 직접적인 군사적 개입에는 여전히 신중한 자세다.

다른 아랍국가 `내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이 정치적 후폭풍을 낳을 수 있는 데다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과 브라질, 아랍국가 등이 반대하고 있어 군사적 개입을 위한 국제사회의 합의를 도출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유력 정치인들은 행정부의 보다 공세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리비아의 반정부 세력들도 저항세력의 거점지역을 공격하고 민간인들을 공격하는 리비아 정부군 시설를 파괴하도록 미국이 도와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상태이다.

실제로 연방 정부가 리비아 벵가지에 있는 반정부 시위대에 무기를 지원해 줄 수 있는지 여부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타진했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이날 보도하기도 했다.

작전명령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리비아 동북쪽 그리스의 미 해군기지에 수륙양용 공격함 키어사지호와 폰스호 2척이 대기상태에 있다. 해병대원 1,300명을 포함한 4,000명이 함께 하고 있다.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하지 않은 채 곧바로 리비아의 활주로, 미사일기지, 레이더 시설을 직접 파괴하는 방안도 있고, 반정부 세력에 무기나 군수품을 공급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부시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스티븐 해들리는 6일 CNN에 출연해 “반정부 세력에 무기나 대공 시스템을 지원할 수 있다면 실질적으로 리비아 영토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하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탈레반 정권전복 때 도입된 방식인 수십명 규모의 미군 특수부대를 반정부 세력 지원을 위해 투입하는 방안도 있다.

리비아 정부 주요 시설이나 군사기지를 공습하는 방안도 옵션 중 하나이다. 지난 1986년 폭탄 테러혐의를 받은 카다피 정권 응징을 위해 미군은 리비아 트리폴리를 공습한 바 있다.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작전 중 하나로는 국제공역에 전파방해기를 띄워 리비아 정부군 내부 교신을 방해해 리비아 전투기의 활동을 어렵게 하는 방안이 있다. 행정부가 적극 검토 중인 방안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리비아 사태가 내전상태로 비화될수록 미 행정부의 대응 옵션은 딜레마에 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군사적 개입 수준은 리비아 현지의 사태 발전 양상이나 국제사회의 여론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게 일치된 분석들이다.

7일 리비아 동부 라스라누프 외곽 반군 진영 검문소 인근 지역에 리비아 전투기가 발사한 미사일이 폭발하고 있다. 이 공격은 인명 살상보다는 위협용으로 보인다.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