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H. 김 교육재단의 홍연아 이사(맨 오른쪽)와 관계자들이 오는 31일 열리는 학교 후원 기금모금 행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지민 기자>
운영비·물품 구입비 등
“얼마 내야하나” 고민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한인 김모(40·발렌시아)씨는 얼마전 아이를 통해 받은 학교 통지문을 보고 고민에 싸여 있다. 아들이 재학중인 공립학교에서 ‘현재 주정부 재정난으로 교육 예산이 크게 삭감돼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후원이 필요하다’며 학교 도서관 책 구입 등을 위한 기부금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김씨는 “얼마를 후원해야 할 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베벌리힐스의 공립 초등학교에 남매를 보내고 있는 이모(42)씨는 이번 학년도에만 학교 발전기금으로 700달러를 냈다. 학교 후원회에서 매년 기금 모금 공문을 각 학부모에게 보내는데 주위 학부모들이 모두 내는 분위기라는 것. 이씨는 “다른 아이들 부모는 대부분 내는데 우리만 안 낼 수 없어 비슷한 수준으로 내고 있다”며 “사립학교도 아닌데 부담이 크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공립학교들 가운데 사립학교들처럼 학부모 기부금을 요구하는 곳이 많아 한인 학부모들이 느끼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도 소위 우수학군 학교들을 중심으로 공립학교들이 다양한 학교 프로그램 운영 등을 위해 학부모들의 기부금을 받는 사례들이 있었지만 최근 수년째 주정부 재정난으로 교육 예산이 크게 줄어들면서 학부모들의 기부금을 원하는 학교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
현재 캘리포니아내 공립 초·중·고교들이 예산의 80~90%를 주정부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에서 계속되는 예산 삭감이 너무 심해 교육환경 악화를 막기 위해 작은 도움이라도 학부모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 학교들의 입장이다.
LA 한인타운 인근 3가 초등학교 수지 오 교장은 “주정부에서 예산은 자꾸 줄어드는 상황에서 학생을 위한 교육 환경이 나빠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학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한인타운에 위치한 찰스 H. 김 초등학교를 후원하고 있는 찰스 H. 김 교육재단(회장 데이지 김)도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31일 오후 6시 용수산 식당에서 기금모금 후원의 밤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그러나 악화된 교육환경이 문제지만 후원 요청을 받는 학부모들의 마음도 편치 않다. 한 한인 학부모회 관계자는 “공립학교들의 어려운 사정은 이해하지만 학교 측은 볼펜, 지우개, 복사용지 등 학용품 기부 목록까지 제시하며 노골적으로 학부모들과 커뮤니티에 손을 내미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닌가”라며 “특히 초등학생을 둔 부모의 경우 담임이 학부모 후원 여부를 파악할 수 있어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김형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