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깊은 상처를 입은 나왈역의 루브나 아자발.
★★★½
올해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로 올랐던 캐나다 영화로 한국전을 경험한 세대들에겐 남달리 가슴을 치고 들어오는 충격과 함께 격정적 감동을 느끼게 될 전쟁 멜로드라마다. 전쟁과 폭력의 광기 그리고 살육과 강간과 테러와 인간의 수성 등을 사실적이요 거칠도록 절박하게 다룬 스릴러식의 드라마로 정치적 비판도 함께 담고 있다.
얘기가 너무나 믿어지지 않을 만큼 신파조여서 다소 마음에 부담감을 주긴 하지만 구절양장처럼 꼬여든 플롯을 사건을 추적해 해결해 나가는 식으로 진행한 서술방식이 아주 흥미진진하다. 안 보고선 믿을 수 없는 영화로 다시 한 번 전쟁의 포악성에 몸서리를 치게 된다. 원작은 캐나다에 사는 레바논 작가 와즈디 무아와드의 연극. 영어, 아랍어 및 프랑스어 대사. 상영시간 130분.
몬트리얼에 사는 아랍계인 쌍둥이 남매 잔느(멜리사 드소르모-풀랑)와 시몽(막심 고뎃트)은 변호사 앞에서 죽은 어머니 나왈(루브나 아자발)의 마지막 당부가 담긴 유서 2통을 받는다. 잔느에겐 그들의 친 아버지에게 보내는 봉한 편지가 그리고 시몽에겐 나왈의 첫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각각 전달된다.
첫 아들은 기독교계인 나왈이 무슬림인 애인과의 사이에서 얻어 양자로 남에게 줬는데 나왈은 후에라도 이 아들을 찾기 위해 아기의 발뒤꿈치에 먹물로 세 개의 점을 새겨 놓았다.
남매는 아버지가 중동 국가인 후아드(가상의 나라)의 내전에서 장렬한 전사를 한 줄 알고 있었고 또 그들에게 형제가 있었던 것을 전연 몰랐기 때문에 큰 충격을 받는다. 전쟁의 와중에서 어린 남매를 데리고 캐나다로 이주한 나왈은 남매에게 일절 자신의 어둡고 비극적인 과거에 관해 말을 안했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유언을 집행하기 위해 잔느는 배신감에 노한 시몽을 남겨 놓고 후아드로 떠난다. 여기서부터 얘기가 과거와 현재를 왕래하면서 진행되는데 나왈의 한과 설움 많고 우여곡절이 심한 과거와 함께 남매의 태생의 근원이 서서히 밝혀진다. 그리고 잔느는 시몽을 불러 둘이 함께 어머니와 자신들의 베일에 싸인 과거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자기 아들을 찾으려고 몸부림치는 나왈은 내전에서 무슬림 민병대를 위해 일을 하다가 체포돼 장기간 옥에 갇힌 채 고문과 치욕적인 일들을 당하지만 이 모든 고난을 노래를 부르면서 강인하게 견뎌낸다. 이 부분이 드라마의 마지막 정신이 멍해질 만큼 충격적인 코다의 열쇠를 쥐고 있다. 과연 남매의 아버지는 누구인가. 아자발의 깊고 신중한 연기가 인상적이다. 드니 빌르뇌브 감독.
R. Sony Classics. 랜드마크(310-281-8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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