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여러 지표들도 나쁘지 않게 나오고 있다는 것이 전문 기관들의 진단이다.
그러나 작년 11.2 미국 중간선거 결과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서 본격 시작된 민주·공화 양당 간의 첨예한 대립은 간격이 너무 큰 이념적 차이에 기초하고 있어, 어느 미국 언론은 “제2의 내전(the 2nd Civil War)이 일어나고 있다”고 까지 표현한 바 있다.
현재 약 14조달러로 제한되어 있는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한계(debt ceiling)가 확대되지 않으면 더 이상 미국 정부는 국채를 발행할 수 없어 디폴트 위기에 처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들이 제기되었고, 미국 국가 신용도 및 달러화의 가치와 기능에 대한 회의마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 한인사회는 미 연방뿐만 아니라, 주·시정부들의 연쇄적인 재정적자로 인한 예산 긴축, 삭감 등 이래 저래 고통스런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미국의 국내적 어려움에 더하여, 중동·북아프리카에서의 연쇄적 저항운동, 일본 대지진/원전 피해, 세계 유가 및 원자재 급상승 등 충격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주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상황까지 더해져 지금부터 향후 몇 달간이 미국은 물론 세계 정치, 경제의 향배를 가르는 매우 중요한 국면이 될 것이라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혼란된 상황 속에서도 우리 정부와 한덕수 주미대사,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한인들의 끈질긴 풀뿌리운동(grassroots) 등으로 한미 FTA 미 의회 비준 전망이 한결 밝아진 것은 양국정부는 물론 우리 한인사회에도 단비 같은 뉴스가 아닐 수 없다.
공화당 측에서 제기해 왔던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FTA 동시 처리 주장은, 그간 걸림돌이었던 콜롬비아 내의 노조 탄압문제, 파나마의 조세 피난처 문제 등이 해결되게 되었고, 민주당 상원 재무위원장 막스 바쿠스(몬태나) 의원의 쇠고기 연령 제한 반대 문제는 최근 동 의원이 ‘선 비준 후 협상’으로 입장을 선회함으로써 장애물이 상당히 제거되게 된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치밀한 대비이다. 미 의회가 여름 휴회에 들어가는 8월4일 이전에 한미 FTA가 비준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므로 우리 한인 기업들은 한미 FTA를 활용하여 우리 비즈니스를 키워 나가는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한미 FTA는 발효일 그 시점에서 우선 관세를 한번 인하하고, 다음 년도 1월1일에 또 한 번 관세를 인하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관세인하 속도가 빠르게 이루어지는 협정 구조이다.
또한 다른 FTA와 달리 협정이행 즉시 자유화되는 비율이 높으므로(전체 교역상품의 약 95%가 조기 철폐) 기회의 선점을 위해서는 미리부터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한미 FTA는 상품분야는 물론, 사람과 사람이(people-to-people) 더 쉽게 오고갈 수 있는 서비스 분야의 상호 개방을 통해 미국사회에서의 한류를 확산시키고, 한국사람, 한국문화에 대한 호감 등 우리의 소프트 파워(soft power) 강화를 통해 한인사회의 위상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과 전 세계가 여러 불확실성 속에 있고 한인사회가 위축될 수 있는 이 시점에서 한미 FTA 비준을 통하여 우리 한인사회가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되기를 소망해 본다.
김영목
뉴욕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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