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모았던 4.27 재보선이 지난 달 실시됐다. 뚜껑을 열어보니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졌다고 생각하는 편은 초상집 분위기고 이겼다고 생각하는 쪽은 잔치집이다.
선거란 지기도 하고 이기기도 하는 것인데 일희일비하는 선거 후 분위기가 너무 경박한 듯싶다. 먹고 살기 힘든 서민들에게는 남의 집 일일 뿐이다.
진 쪽은 당 수뇌부들이 줄줄이 물러나고 대통령은 “민의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국민의 뜻을 무겁고 무섭게 받아 들인다”라고 말했다. 일이 있을 때마다 반복하는 소리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씁쓸해 진다. 얼마 지나면 또 잊어버릴 것 아닌가. 마치 거친 풍랑이 지난 후 잠잠해지는 바다처럼 말이다.
진심으로 국민들의 표심을 읽었다면 그에 따른 반성과 대책을 세워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지도자는 국민을 속여서는 안 된다. 담화 발표하고 장관 몇 명 갈아치우는 것을 끝나는 일은 너무 자주 반복돼 왔다. 그런 후에도 세상은 별로 변한 게 없었다.
바로 얼마 전 이웃나라 일본에서 대재앙이 발생해 인간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가를 또 한번 배웠다. 그러나 그 나라 국민들의 침착한 대응과 이를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 등은 참으로 부럽다. 누구 하나 성급히 인책을 주장하지도 않고 또 누구 하나 사임했다는 말도 듣지 못했다.
우선은 온 나라가 합심하여 재난 이후를 수습해 나가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일본에 대해 무분별한 반감을 가지기 보다는 본받을 것은 본받고 비판한 것은 비판하는 분별력을 보여야 한다.
내 사랑하는 모국이, 또 정치지도자들이 이런 성숙한 모습을 보일 날이 있으리라고 나는 굳게 믿는다.
안형순/ 베이커스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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