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확실한 수배자 명단, 엉뚱한 인물 체포 인권 논란
연방수사국(FBI) 등 정보기관들이 추적 중인 테러리스트 프로파일의 신뢰성에 의문이 일고 있다.
심지어 테러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무고한 사람들이 체포돼 고초를 겪는 등 정보기관의 불확실한 정보로 인한 인권침해 사례도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당장, 알 카에다의 새 지도자로 알려진 이집트 출신의 사이프 알 아델의 경우 무함마드 이브라힘 마카위라는 다른 이름으로 FBI의 1급 지명수배 명단에 올려져 있지만 AP 통신 취재 결과 동일 인물이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집트에서 마카위를 변호했던 몬타세르 엘 자야트는 AP 기자로부터 FBI 테러범 명단에 내걸린 알 아델 사진을 보고 “확실히 마카위가 아니다”고 말했다.
AP 통신 취재에 응한 영국 등 5개국 정보기관 관리와 소식통들은 알 아델과 마카위가 동일인물이 아니라고 확인했으며, 이들 소식통 중 일부는 서로 다른 사람임을 보여주는 사진 2장을 제시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2명의 영국 정보기관 관리는 “마카위는 알 아델과 다른 인물이며 영국 정부에선 테러 용의자로 수배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달에는 자신을 마카위라고 밝힌 이집트 예비역 대령이 언론들에 이메일을 보내 전역 후 파키스탄에 정착한 뒤 알 아델로 오인받았다고 주장했다.
군 시절 알 카에다 등 테러단체 소탕에 참여했다는 그는 현재 자신이 미국과
알 카에다 모두에게 적이 된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이슬람 문제 연구기관인 `이슬람 마르사드 센터’ 설립자인 야셰르 엘 시리는 런던에서 AP 통신 기자와 만나 자신이 1989년과 1990년 사이에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마카위와 만났다면서 그와 알 아델은 나이와 출신 등 여러 면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미국 정보기관의 인물 정보를 둘러싸고 진위 논란이 이는 것은 정보의 출처부
터 조악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테러범 프로파일의 상당수는 포로들로부터 수집된 정보에 근거하고 있는데, 그들 제보 중 일부는 신뢰할 수 없거나 전혀 검증되지 않은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엉터리 정보로 인해 테러범으로 의심받아 고통을 겪는 피해사례도 잇따라 드러났다.
한 독일 남성은 마케도니아에서 미 중앙정보부(CIA) 요원에게 붙잡혀 아프가니스탄의 비밀감옥에서 고문을 당했으나 마케도니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법원이 재판 과정에서 국가 기밀이 공개될 수 있다며 소를 기각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FBI는 29일 신뢰할 수 있는 명백한 증거가 나오지 않는 한 테러범 명단은 유지될 것이란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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