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년 전통자랑 뉴스 오브 더 월드
왕실 전사자가족 등 광범위한 전화도청
폐간을 선언한 뉴스 오브 더월드의 모회사 뉴스 인터내셔널의 소유주 루퍼트 머독 회장과 웬디 부부가 7일 아이다호에서 열리는 앨런사 주최 선밸리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숙소인 선밸리 인으로 향하고 있다. (AP)
휴대전화 해킹 파문으로 물의를 빚은 영국 타블로이드 일요신문 뉴스 오브 더월드가 결국 폐간당하는 운명을 맞았다.
뉴스 오브 더월드의 모회사 뉴스 인터내셔널의 제임스 머독 회장은 이날 이 신문을 오는 10일자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발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뉴스 인터내셔널의 소유자인 루퍼트 머독의 아들인 머독 회장은 성명을 통해 “고위 경영진과 협의한 결과 뉴스 오브 더월드에 대해 추가적이고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영국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168년을 이어온 이 신문이 비도덕적 행위에 대한 비난여론에 백기를 든 셈이다.
◇”양심가책 없이 잘못 반복”= 머독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이 신문이 해온 좋은 일들이 잘못된 행위로 인해 훼손됐다”면서 “만일 최근 제기된 주장들이 사실이라면 이는 비인간적인 것으로 이 신문은 더 이상 설 곳이 없다”고 폐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06년에 경찰이 기자 등 2명이 저지른 해킹혐의를 조사해 유죄가 선고됐는데도 우리는 양심의 가책 없이 반복된 잘못을 철저히 파헤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머독 회장은 또한 “회사가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채 의회에서 (잘못된) 진술을 했다”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사 측은 10일자에 아무런 광고도 싣지 않고 광고 면은 자선재단 등에 할애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인터내셔널은 뉴스 오브 더월드를 폐간하는 대신 계열신문인 일간 더선의 일요판을 발행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는 확인을 거부했다.
◇범죄 피해자ㆍ전사자 유족 전화해킹으로 직격탄= 이 신문의 불법취재 관행이 처음 드러난 것은 지난 2007년 4월. 당시 왕실 인사들에 대한 휴대전화 음성 메시지 해킹사실이 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돼 왕실을 담당하던 기자가 징역 4개월의 실형을 받았다.
올해 들어 경찰의 재수사를 통해 그동안 감춰졌던 해킹 피해자들이 속속 확인되면서 유명 여배우 시에나 밀러와 스카이뉴스의 유명 스포츠 해설자가 소송을 제기해 신문사 측으로부터 배상을 받아냈다.
아직 정확히 경찰 수사에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해킹 피해자 가운데에는 전직 총리인 고든 브라운과 토니 블레어를 비롯해 최근 결혼한 케이트 미들턴, 영화배우 주드 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유 소속 라이언 긱스 등도 거론되고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여론은 해킹 대상이 공인이라는 점에서 신문사 측의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어느 정도 용인해 주는 듯한 분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범죄 피해자와 실종된 소녀, 전사자 유족 등의 휴대전화까지 무분별하게 해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자동차 회사인 포드사, 로이즈 뱅킹그룹 등 광고주들이 잇따라 광고 게재 중단을 선언했고 의회 차원의 공개 청문회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여기에다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의 영국 내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가디언, 텔레그래프, 인디펜던트 등 영국 신문들과 공영방송 BBC 등이 인수를 막아야 한다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이 사건은 여야 간 정치 공방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휴대전화 메시지 해킹사실이 처음 유죄판결을 받을 당시인 2007년 편집인이었던 앤디 쿨슨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가 지난해 5월 보수당이 집권한 뒤 데이빗 캐머런 총리의 공보책임자를 맡았다.
그는 그러나 올 들어 후배기자들에게 해킹을 독려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사퇴했으며, 야당에서는 이에 대한 총리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정치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발행부수 300만부 넘는 최대 일요신문= 루퍼트 머독 소유인 뉴스 오브 더월드는 300만부가 넘는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영국의 최대 일요신문으로 168년 동안 이어져 왔다.
왕실, 정치인, 배우, 가수 등 유명인들의 사생활을 집중적으로 캐내 보도하는 행태를 보여 왔다.
이 신문은 연예계, 정계, 왕실 등 유명 인사들의 뒷얘기와 사진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선정성으로 상당한 고정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