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주 곱고 조용한 부인을 알고 있다. 그녀는 결혼생활 30년이 넘은 베테랑 주부이며 엄마이다.
지금도 남편을 보면 가슴이 설레인다는 조금 특별한 여인이다. 남편이 하는 일이 백프로 옳다고 여기는 ‘닭살커플’의 전형이기도 하다. 나한테는 여간 낮설지 않은 그런 그녀를 대하기가 마음으로 불편했던것도 사실이었다.
요즈음 말하는 세대차이를 느낀다고 할까? 그런데, 어느날 우연히 힘든일을 말하게 되었고, 그분의 현명한 한마디의 조언으로 그냥 조용하게 지나갈수 있어서 고마웠다. 그런후로 나는 마음으로 그녀를 찬찬히 보게되었다. 부드럽지만, 고집스럽게 正道를 지키는 삶속에 연륜이 묻어났다. 서로를 배려하는 家長의 권위와 자녀들에게 그런 모습으로 살아온 세월의 훈장이 정직했다.
남동생이 처음으로 미국이란곳을 방문했다. 나의 마음도 설레이고 이리저리 미루던 쌓인 먼지도 말끔이 정리하고 시간표를 만들어 놓았다. 짧은 일정으로 휴가차 가족과 같이 왔는데, 한국의 생활은 가히 전쟁터가 따로 없을 만큼 치열한 경쟁의 구도속에서 살아간다고 하니 딱하다. 겨우 초등학생인 자식들의 대학걱정을 지금부터 하고 있으니 안쓰럽기도 하고, 정말 그렇게 살아야 하나…실감이 안간다.
그런 와중에 그부부와 같이 식사를 할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여정을 조용히 이야기 했다. 중심을 지키는 자녀교육 과정을 들을때는 그눈이 빛났다. 어딜가나 한국사람의 자녀사랑은 특별하니까! 어린 녀석들은 신기한가보다.
이곳에는 미국사람이 많다고 하니까, 한녀석은 그럼 여기가 미국이잖아! 한다. 맛있는 저녁과 세월의 훈장을 달고 계신 부부와 같이 하는 시간속에서, 아마도 내 동생의 마음도 편안하지 않았을까 싶다.
얼굴이 밝아 보였다. 내가 일하고 있을때, 샌프란시스코 케이블카도 타고 ‘자이언츠’파크도 가야된다고 했다. 온식구가 둘러본 재미와 기념품을 사들고 온 자랑이 가득하다. 오랫만에 보는 환한 웃음이었다.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지 않고 가볍단다. 그리고 건강하라고 어깨를 다독거려 준다. 정신없이 일주일이 흘러갔다.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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