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고 공공 재산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호스니 무바라크(83) 전 이집트 대통령과 그의 아들들이 수도 카이로에서 처음으로 재판을 받았으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지난 2월 퇴진한 무바라크는 3일 오전(현지시간) 홍해 휴양지인 샤름 엘-셰이크 병원에서 이집트 당국이 제공한 헬리콥터를 타고 카이로 외곽의 경찰학교에 설치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동안 건강이 악화했다는 무바라크는 흰색 옷을 입고 이동식 병원 침대에 누운 채 법정에 나왔다. 퇴진 후 처음으로 대중에 모습을 보인 무바라크의 재판 과정은 이집트 국영방송을 통해 실황 중계됐다.
민주화 시위가 진행 중인 아랍권에서 한 국가의 통치자나 지도자가 법정에 서기는 무바라크가 처음이다.
철창 안에 나란히 갇힌 무바라크와 두 아들 가말, 알라는 시민 혁명 기간 공권력을 동원, 시위대를 공격해 수백명의 시민을 숨지게 하고 공공 재산을 빼돌려 부정축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러나 무바라크 부자는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 무죄다”라고 말했다.
이집트 구체제는 지난 1월25일부터 무바라크가 퇴진한 지난 2월11일까지 18일간 이어진 시민혁명 기간에 시위대에 실탄과 최루탄, 물대포, 고무탄 등을 쏘며 무자비하게 진압해 840여명의 사망자와 6,000여명의 부상자를 냈다.
무바라크는 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고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하
지만 그는 연금 상태에서 받은 검찰 조사에서 “시위 진압 경찰에 무력을 사용하지 말라고 분명히 명령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무바라크는 뇌물수수와 부정부패 혐의가 입증되면 3∼15년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현지 법조계는 전망했다. 무바라크는 부정축재 혐의에 대해서도 “이집트 은행에 단 하나의 계좌만을 개설했고 보유 재산은 모두 국내에 있다”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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