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정보통신과 교육시스템에 감명, 한-마우이 경제교류 활성화 주도”
마우이 카운티가 한국 고양시와 자매결연 체결을 시작으로 한-마우이 경제교류 활성화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하와이에서 두 번째로 큰 계곡의 섬 마우이 카운티와 한국과의 경제교류 물꼬의 중심에는 제레마이어 세비치 경제부국장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생후 18개월 때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의 양부모에게 입양돼 오늘에 이른 세비지(36 한국명 김상철) 부국장은 지난 5월 경기도 고양시와의 자매도시 결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후 친부모를 만나고 돌아온 소감을 본보에 알려왔다.
경기도 파주에서 1남3녀 중 5대째 장손으로 태어난 세비지 부국장은 미국의 아이다호에 거주하는 은퇴교사인 존과 탠디 세비지 부부에게 입양돼 이들 부부가 입양한 또 다른 입양아인 동생 조슈아와 함께 인구 526명의 작은 도시 크레이그몬트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세비지 부국장은 어려서 입양돼 아시안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는 미 북서부 지역의 작은 도시에서 성장하면서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유치원에 입학했을 때 다른 아이들과 다른 모습의 자신을 발견하며 알게 됐으나 한국어나 한국문화를 접할 기회는 전혀 없었다고 회상한다.
그는 다른 여느 미국 아이들처럼 크고 싶었지만 푸른 눈의 백인 아이들 가운데서 자신의 외모는 주위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고 그 덕분에 공부도 운동도 남보다 더 잘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한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듣기도 했는데 ‘유혈이 낭자한’ 주먹다짐 끝에 누구든 다시는 자신의 출신배경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무용담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고등학교 교사로 야구부 감독을 맡기도 했던 그의 부친은 자본주의정신이 팽배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면서 인종에 관계없이 누구나 성실하고 정직한 노력을 기울이면 주위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자신에게 각인시켜 주었다고 한다.
세비지 부국장의 부친은 학교에서는 자신의 교사였고 야구부에서는 감독으로, 그리고 파트타임으로 목회활동을 했던 교회에서는 신앙의 아버지로 많은 조언을 해 주었다고 회고하며 “아버지는 나의 우상이었고 또한 영원히 나의 으뜸되는 아버지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친이 가르쳐준 많은 것들 중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언제나 배우는 자세를 갖고 누군가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 물어보았을 때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잘 모르겠다. 하지만 곳 알아보고 알려주겠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라고 설명한다.
퍼시픽 루터대학교 재학시 유일한 아시아 언어인 중국어를 공부하며 아시안으로서 정체성을 찾으며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대학 졸업 후에는 한국의 연세대 한국어학당에 등록해 한국어를 배우며 드디어 자신이 한국인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는 것. 세비지 부국장은 자신의 한국어 실력을 ‘잘해야 중간 정도’라고 소개한다.
세비지 부국장은 태평양 루터대학교에서 세계학과 중국학을 복수전공한 후 중국의 사천대학에서 언어와 문화, 역사, 그리고 경제개발에 대해 공부했다.
학업을 마친 후에는 자신에게 새로운 삶을 찾아준 홀트 재단에 보은하고픈 마음에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기도 했다는 것.
한국의 양친을 처음 대면한 것은 1996년 여름으로 당시 한국 방문시 홀트 재단의 말리 홀트 이사장이 친부모를 찾아주기 위해 어린 세비지를 다리 밑에서 데려 온 안양 경찰이 당시 상황을 기록한 보고서도 열람해보고 일간지에 사연을 알려보기도 했으나 결국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온 후에야 자신을 업어 키우다시피 한 숙모가 신문에 난 사진과 기사를 보고 부친에게 알려 연락이 닿게 됐다고 한다.
대학 졸업 한 학기를 남겨두고 바로 한국 행 항공편을 타고 김포공항에 도착하자 온 가족이 마중을 나왔고 손발의 생김새가 특유한 집안내력을 갖고 있는 친부가 그의 손을 잡고 살펴보고 나서는 아들임을 확인하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후 2년간 서울의 한국어학당에 다니면서 청주 부강리의 친가를 매주 왕래하는 생활을 계속했고 이후 작은 통신영어학원을 운영하다 YBM시사에서 영어강사들을 관리하는 직책을 맡은 뒤에는 ‘윤선생영어교실’의 프랜차이즈 자문 및 관리직을 맡기도 했다.
마우이에 정착한 것은 2004년 에드워드 존스 투자회사에 재정고문으로 영입되면서부터 인데 2010년 앨런 아라카와 시장의 선거운동을 도운 것이 인연이 되어 카운티 경제부국장으로 발탁됐다는 것.
경제국 부국장으로서 그는 4억 달러에 달하는 정부투자기금과 부동산세로 거둬들이는 연 5억 달러의 세수를 관리감독하고 교통국 및 회계국, 위기관리국, 그리고 조달업무까지 총괄하고 있다. 카운티 부국장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올해 아라카와 시장 일행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써 관광산업에 지나치게 치중하고 있는 마우이 경제의 돌파구를 모색하던 중 한국의 정보통신 및 교육시스템 등에 깊은 감명을 받고 돌아왔다고 한다.
특히 세계 최고의 골프장을 두루 갖추고 있는 마우이의 경우 한국의 기업가들이 휴식을 겸해 이 곳에 머물면서도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각종 기반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미국과 아시아를 잇는 요충지로써의 역할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비지 부국장은 하와이의 많은 한국계 미국인들이 모국에 대해 알고 싶어하고 또한 자신의 뿌리를 이해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미국인들에게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계 미국인들은 높은 교육수준을 바탕으로 미국의 근간이 되는 시스템을 잘 파악하고 있는 인재들로써 한국의 문화를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다면 양국의 협력관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김민정기자>
<사진설명: 2010년 부인 엠버씨와의 결혼식 사진. 부인은 현재 임신 17주째로 첫 아들을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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