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형권

본인은 지금부터 38년전인 1973년부터 하와이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동포 중의 한 사람입니다.
하와이 한인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단체장도 아니고 인정받을 수 있는 업적을 남기지도 못했던 평범한 사람이지만 마음만은 항상 하와이 동포사회가 단결되고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발전을 해오기를 바랬기 때문에 단체장은 못되더라도 뒷전에서나마 동포사회 일이 잘 이루어지도록 돌보는 것을 더 기쁘게 생각해 오고 있습니다.
최근 제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하와이 21대 한인회장 선거가 끝난 후 남가주에서 몇 개월 일을 보고 돌아 왔습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선거기간동안 후보자들의 열띤 공방이 있었기에 선거가 끝난 후엔 멋진 사업계획이 이루어져 하와이 한인회가 크게 도약의 발판이 이루어 지고 있기를 은근히 기대해 봤습니다.
그런데 하와이 동포들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문화원 건립문제와 관련해서 한인회와 문추위가 각각 동상이몽을 하는 것 같아서 몇가지 의견을 제시해 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왜 문추위란 단체가 탄생해야만 했는제 역사적인 당위성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볼 때 법이나 제도는 소속된 조직이나 단체가 원만히 잘 운영될 수 있기 위해서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의 지나친 욕심과 어리석음 때문에 법이 잘 못 운영 되었고 심지어 좋은 뜻으로 모금되었던 기금이 기부자들의 뜻과는 전혀 관계없이 도용되었던 쓰라린 과거를 우리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27일자 한국일보 ‘한국전망대’ 를 읽어보면 모든 해답을 분명히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이 선출된 문추위 공동위원장이 하와이 동포들이 지극히 염원해 오고 있는 문화원을 건립하겠다는 생각으로 21대 한인회장과 여러 차례 회의를 하면서 바람직한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많은 수고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합의한 내용중 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하와이 전역에서도 크게 존경받고 있는 김창원 원로님을 문추위 단독위원장으로 모시고 새로운 도약을 모색한다는 기사를 보고는 참으로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생각하면서 과연 그분께서 수락을 쉽게 하셨을까 하는 것이 의문이었습니다.
그런데 현 한인회측에서 김창원 원로께서 제기한 한인회의 대표성 문제, 문추위를 한인회 산하부서로 두겠다는 의견 등이 관철되지 않으면 문추위와 결별하겠다는 신문보도를 읽으면서 참으로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자칫하면 좋은 뜻으로 시작했던 문화원 건립문제 때문에 한인동포사회가 분열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안할 수 없습니다.
문화원이 건립되기도 전에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한다면 건립 후엔 더 큰 대결이 생길 것 같은 걱정이 듭니다.
제도적으로 또 다시 하와이 한인회가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10월4일자 한국일보 기사에 의하면 현 한인회는 비상재정 운영체재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21대 한인회는 한인회의 위상을 높이고 선거기간 동안 내세웠던 좋은 사업을 실행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문화원 건립같이 장기적이고 힘든 문제는 문화원 건립위원회에 일임하고 한인회는 본연의 업무를 잘 수행해서 한인회다운 한인회를 운영한다면 김창원 원로뿐만 아니라 모두가 한인회의 대표성을 인정할 것입니다.
끝으로 한인회와 문추위가 대결이 아닌 협조와 화합으로 문제를 풀어간다면 진정코 하와이 동포사회도 화목과 단결이 이루어지고 문화원도 순조롭게 건립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