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수교 이후 129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계 주한 미국 대사가 탄생했다.
첫 번째 한국계 주한 대사라는 이유로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커다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번에 대사로 인준된 성 김은 중학교 때 미국으로 온 1.5세이다.
그 성 김이 나를 두 번이나 놀라게 했다. 나는 성 김을 2006년1월 한국 국회 초청으로 레인 에반스 연방 하원 의원과 함께 한국을 공식 방문했을 때 처음 보았다. 그때 나는 에반스 의원의 법률 고문 자격으로 동행했는데 미 대사관을 방문하여 브리핑을 받았었다. 연방 하원의원 앞에서 브리핑을 하는 사람이 당연히 미국 외교관일 줄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국계 외교관이 나와서 발표를 하는 것이 아닌가.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던 내 생각에 파장을 준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바로 성 김이었으며 그는 국무부 사상 처음으로 한국 과장에 임명이 되었다.
그렇게 첫 번째 놀랐었는데 두 번째로 오바마 행정부의 추천으로 상원 인준을 거쳐 한국계 첫 대사 기록으로 나를 놀라게 하였다. 이렇게 한국계 주한 대사가 탄생한 것도 세계 제 12위 경제대국인 한국의 정치적 역량과 입지를 나타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중국계 주중 미대사의 인준은 빨랐던 반면, 이번 성 김의 상원 인준은 4개월간 끌고 간‘지각인준’이었다.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에 불만을 품고 있던 대북 강경파인 공화당의 존 카일(애리조나) 상원의원의 인준보류 요구로 인준이 보류되었다. 나는 미주총연회장에게 연락하여 미주한인교포를 대표하여 성 김의 인준을 하루속히 진행해 달라는 독촉공문을 존 카일 상원의원에게 보내주면 좋겠다고 하고 독촉공문을 써주었고 그것을 존 카일 의원에게 지난 달 보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중 상·하원 연설 직전에 인준안이 극적으로 통과되었다. 분단된 조국을 가진 우리의 입장과 분단된 나라를 바라보는 입장의 차이는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주 동포의 미국 내에서의 정치적 역량은 우리의 단합된 힘과 글로벌적인 정치적 사고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계 성 김이 주한 미대사로 가는 것에 대해 많은 한국인들은 흥분하고 기대에 차 있다.
무엇보다도, 1세가 아닌 1.5세가 정치적 기반과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은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우리의 1.5세에게 도전과 희망을 주는 아주 귀중한 역할을 해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좋아하고 박수를 쳐주는 뒷면에, 그의 직책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 그가 한국으로가 임무를 수행할 때 모든 것을 한국의 국익만을 위해 일한다면 다시는 제 2의 성 김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미국법과 한국법이 그리고 미국 이익과 한국 이익이 충돌할 때, 그는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주한 대사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가 미국편을 들면 혹시나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증오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그의 신분이나 직책을 충분히 존중하고 이해하며 한국이 필요한 것이 있을 때는, 논리 정연하게 우리가 원하는 이유와 명분을 주어야 한다.
한국계이기 때문에 한국에게 유리하게 할 것이란 기대는 성숙치 않은 기대이다.
성 김이 한국에 나가 주한 미대사로서 일을 잘하여 이민자의 나라에서 본토로 돌아가 일을 잘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또한 성숙한 자세일 것이다.
앞으로 제 2, 제 3의 성 김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전종준
워싱턴 로펌 대표 변호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