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신(전 뉴욕야구협회장)
지난 11월 27일 벌어졌던 ‘한국일보 봉황기 야구대회’ 결승 3차전에서 원년 챔피언인 워리어스팀이 우승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보는 중에 한국일보 기자가 타이픈팀 덕아웃 쪽에서 사진 찍는 모습을 보았다. 다음 날 한국일보 지면에 ‘워리어스 4년만에 봉황기 탈환’이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실렸다.
기사와 함께 실린 사진에는 워리어스 선수들이 우승 티셔츠를 입은 기분좋은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그들의 유니폼 가슴에 새겨진 워리어스라는 팀명은 볼 수가 없었다. 대신 이날 경기에 패한 타이픈 선수들의 모습과 그들의 진한 남색 유니폼이 눈에 띄었다. 이날 기자는 현장에 있었다. 사실 관계를 왜곡하거나 다르게 전달해 독자의 판단을 흐리지 않게 해야 할 사명을 가진 기자가 우승팀과 준우승팀이 섞인 사진을 기사에 실었다. 기자의 실수일까 아니면 무관심이었을까? 둘다 아니다. 양팀이 이날 경쟁을 했다면 이긴 팀, 패한 팀 구분
없이 서로 치욕스러웠을 것이다. 그래서 기자는 이날 경기를 경쟁으로 생각치 않고 선의의 대결로 인정한 것이다. 이런 모습의 사진을 실어준 한국일보에 감사를 전하고자 한다.
우승 사진 속에 나온 두 팀의 모습. 감히 이런 사진을 누가 생각할 수 있었을까? 워리어스가 타이픈과 함께 사진찍기를 거부했다면, 타이픈 선수들이 경쟁에서 밀렸다고 자존심이 상했다면 우승 티셔츠를 함께 입고 싶었겠는가? 승부를 초월한 착한 사진 한 장이 한국일보를 통해 많은 한인들 가슴속에 남았으리라 생각한다. 이런 사진 촬영을 가능케 한 양 팀은 물론 기자 그리고 야구협회 관계자에게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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