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 매년 12월이면 크리스마스 캐럴송과 함께 등장하는 말들이 있지. 세모(歲暮), 다사다난(多事多難), 근하신년(謹賀新年), 송구영신(送舊迎新) 등등. 그 중에서도 묶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한다는 말, 낡고 안 좋은 것을 없애고 새롭고 좋은 것을 맞는다는 송구영신이란 성어(成語)를 좋아한다는 것 너도 알고 있지.
경영학의 아버지인 피터 드럭커(Peter Drucker)가 말했지. “기업이 성장, 발전하려면 먼저 버리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개인도 성장, 발전하려면 가장 먼저 낡은 사고방식, 잘못된 행동과 습관부터 버려야 되겠지. 먼저 버려야만 버려진 곳에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으니까.
이제 2011년이 끝나가는 시각이다. 2011년 한 해가 저 어두움 속으로 영영 얼굴을 감춰버리는 시각이다. 달력 위의 마지막 숫자가 타 들어가는 시각이다. 새로운 역사를 잉태할 2012 임진년(任辰年)이 강렬한 햇살을 뿌리며 동녘 하늘에 솟아 오를 것이다. 그 햇살은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어김없이 비출 것이다.
친구여! 마지막 인사를 하자. 슬픔이 있으면 웃어버리고, 노여움이 있거든 풀어버리자. 빚이 있으면 호주머니를 털어 갚아 버리자. 감사해야 할 것이 있으면 다시 한 번 손을 잡아 주자. 껄끄러운 면이 있으면 매끈하게 만들자. 단절된 통로가 있으면 소통되는 채널로 돌리자. 웃자. 괴로우면 괴로울수록 더욱 더 웃자.
친구여! 우리 서로 사랑하는 방법을 모색해보자. 그리고 서로 송구(送舊)하고, 영신(迎新)하자.
비방과 험담은 송구하고, 격려와 칭찬을 영신하자/ 허세와 위선은 송구하고, 진실과 정직을 영신하자/ 절망과 좌절은 송구하고, 희망과 용기를 영신하자/ 은밀한 음모는 송구하고, 미래의 소원을 영신하자/ 분열과 싸움은 송구하고, 화합과 평화를 영신하자/ 감사하자, 모든 것에 감사하자.
용기와 비상, 희망을 상징하는 2012년 흑룡의 해가 좋은 전환점이 되어 서로 힘을 모으고, 지혜를 발휘하자. 어려운 시국을 이겨내고, 힘든 경제난을 슬기롭게 극복하자. 그리고 다시 일어서자.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자. 짓눌리고 짓눌려도 찌부러지지 말자. 절망 속에서도 실망하지 말자. 맞아 넘어져도 죽지 말자.
은은한 종소리가 들리지. 어둠이 가시고 새 빛이 흘러나오는 소리 말이다. 증오(憎惡)와 불신(不信)의 날에는 조종(弔鐘)이 되고, 소망(所望)과 순결(純潔)이 문(門)을 여는 새 날에는 축포(祝砲)의 소리가 되는 저 제야(除夜)의 종(鍾)소리. 찬란한 새벽을 위해서 밤이 어두운 것처럼, 우리의 시작을 위해서 이 끝나는 시각일랑 그냥 애통하게 하자. 분노도, 좌절도, 슬픔도 촛불처럼 다 녹도록 그냥 놔두자.
다시 한 번 친구여! 라고 불러 보고 싶다. ‘너는 이 밤의 의미를 아는가’ 하고 물어 보고 싶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아보자. 우리가 흘린 눈물 자국마다 화려한 꽃들이 피어나는 기적의 시각을 위해서 그렇게 두 손을 모아보자. 저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정성모/ 워싱턴 산악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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