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혼’ (A Separation) ★★★½
시민(왼쪽)은 이민을 반대하는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낸다.
이혼소송 중인 부부의 관계를 통해 이란 사회의 성과 계급의 차이 그리고 개인의 명예와 정의 및 종교 대 세속의 대결을 밀도 짙고 함축성 있게 다룬 실팍한 드라마다. 지난해 베를린 영화제 대상 수상작으로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
주도면밀하고 복잡하며 도발적인 플롯을 지닌 영화로 연기와 연출과 촬영 및 화면 구성 등이 좋은 작품으로 베일에 싸인 이란 사회의 진면목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이혼 외에도 또 다른 법정소송에 의해 얘기가 서술되면서 드라마로선 보기 드물게 서서히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중년의 주부 시민(레일라 하타미)이 은행원인 남편 나데르(페이만 모아디)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 둘이 판사 앞에서 서로의 사정을 얘기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시민은 10대인 딸 테르메(사리나 파라디-감독의 딸)의 장래를 위해 이민을 가려고 하나 나데르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버릴 수가 없다며 이에 반대면서 시민이 이혼소송을 제기한 것.
이로 인해 시민이 딸과 함께 친정집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나데르는 아버지를 돌봐줄 사람으로 독실한 회교도인 라지(사레 바야트)를 고용한다.
임신한 몸으로 먼데서 어린 딸을 데리고 나데르의 집까지 오는 라지는 빚에 쪼들리는 실직자 남편 호다트(샤하브 호세이니)에게 자기가 간병인으로 일한다는 사실을 숨긴다. 역시 독실한 신자인 호다트가 아내가 남자 혼자 있는 집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나데르가 집에 와보니 라지는 없고 아버지만 혼자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얼마 있다 자기 일을 보고 돌아온 라지와 나데르 간에 심한 언쟁이 벌어지는데 이 충돌 때문에 세속적인 나데르와 라지 가족 간에 법정소송이 일어난다. 소송의 과정에서 진실과 정직과 성실의 문제가 논의되고 이와 함께 종교적인 문제도 고찰된다.
대담한 주제를 제시한 구성이 튼튼한 드라마인데 시민이 자기와 딸을 사랑하는 모범 남편이자 아버지인 나데르가 이민을 안 가려고 한다는 이유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점은 다소 억지로 보인다.
확실한 결론을 맺지 않고 끝나는 영화는 보여지는 것보다 들려지는 것에 의해서 내용이 전개되고 있다. 아스가 파라디 감독.
PG-13. 로열(310-478-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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