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한 번 돌아오는 흑룡(黑龍)의 해인 임진년(壬辰年)의 새해가 밝아왔다. 흑룡이 물을 만난 격이므로 용(龍)이 승천해 활개를 치듯 모든 일이 순조롭고 자연을 다스려 구름과 바람을 일으키고 대지가 촉촉이 젖어든다는 뜻도 있다. 성스럽고 힘찬 기운을 가진 아기가 태어난다는 속설(俗說)이 있기 때문에 임진년의 태몽(胎夢)은 으뜸 꿈이라는 말이 있다.
생각하면 ‘새해’ 라는 말처럼 신선하면서도 두려운 말이 어디 있으랴. 그래서 새해는 누구나 희망과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새해가 되면 언제나 출발점이 중요하며 첫 마음가짐이 중요함을 느낀다.
생생유전(生生流轉)이란 말이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흘러가며 무(無)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물이 산에서 강으로 바다로 흐르듯이 세월은 자연과 함께 흐르는 것이 인생이다.
일 년의 시작을 꿈으로 시작하라는 말이 있다. 새해는 그만큼 일 년을 가꾸기에 넉넉한 시간이다. 모든 일의 시작은 거창한 것보다는 자연의 들꽃같이 작고 미미(微微)한 것이 좋다.
그리고 하루를 사랑으로 시작하자. 사랑을 알아간다는 것은 인생을 알아간다는 뜻이다. 그래서 사랑을 가진 자는 곳곳마다 친구가 있고 선(善)한 마음을 가진 자는 곳곳마다 외롭지 않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살아있고 주어진 시간이 있으면 모든 것이 가능하며 또 그것 없이는 그 무엇도 불가능하다. 인생은 전쟁터가 아니다. 상대를 제거해야 내가 성공한다는 것은 구세기적인 발상이다.
새해가 시작 되었다. 이제 아집(我執)을 버리고 가슴을 열자. 세상이란 바다와 같다. 항상 잔잔한 물결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빌딩보다 더 높은 파도, 거친 비바람이 불어온다. 인생도 바다와 같이 역경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삶이 될 때 진정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된다.
때로는 우리가 살아있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느껴보자. 가족의 사랑, 해돋이의 기적, 아기의 탄생, 지인과 친구와의 우정과 사랑, 춘하추동, 자연의 아름다움, 예술가들의 아름다운 창작을 향한 고뇌는 삶의 활력소가 된다.
한인 이민 1세도 거의 은퇴 시기가 되었다. 우리가 늙는다고 슬퍼하지 말고 한편으로는 아름답게 늙도록 노력해보자. 외형은 빛을 잃어도 내면은 즐겁게 아가페 사랑도 나눌 수 있지 않은가. 사람이 늙는다는 것은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고, 삶의 노력과 변화를 멈추기 때문이다. 특히 여자는 나이가 들어도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향기가 남아 있어 생명을 축복하고 싶은 것이다. 누구나 살아온 삶, 그 어느 하루라도 지우고 싶은 날은 없는 것이다.
새해를 맞이하며 우리도 하늘로 날아오르는 용같이 어두운 생각은 하늘에 날려 보내고 산 같이 높게, 바다같이 넓은 마음으로 새해의 연가를 부르자.
채수희
미주 두란노 문학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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